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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마라톤 문화예술/장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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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951회 작성일 08-02-2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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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문화예술|


멀티포엠 창작 현장 리포트 2005
―다중매체 환경 속에서 ‘통감각적인 언어’ 개발하며,
  종합예술로써의 시의 시대를 열어가는 멀티포엠 시문학 운동


장경기|시인, 멀티포엠아티스트






1. 현재 작업 중인 멀티포엠 9집 󰡔천부경󰡕

2005년 6월 29일, 오전 내내 장대비가 내렸다. 이 비가 그치면 산골짜기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리라. 몇 시간째 경주시 건천읍에 있는 오대산을 지켜보자, 기대했던 대로 빗줄기가 뜸해지면서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신화적인 분위기의 신비감을 자아내려면 이런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것이다. 어제도 초고를 잡아놓은 「천부경」 연작시를 떠올리면서 이에 걸맞은 화면을 담아내기 위해, 경주시 관광 순회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관광지의 나무, 바위, 물 등을 찍었다. 작업실로 돌아와서는 촬영한 화면들을 포토샵․플래시 등을 활용해서, 미리 촬영해 놓은 모델들과 합성하기도 하고 효과를 넣기도 하여, 신화적인 분위기로 변형시켜 나갔다.
필자의 작업은 ‘여근곡 판타지 테마파크’라는 타이틀 아래, 경주시 건천읍 오대산 자락 한가운데에 있는 여근곡을 중심으로 하여 새로운 관광지로 개발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100 내외의 설치용 대형 시화 작업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하려는 관광지가 여인의 국부를 닮은 여근곡․대지여신․삼신할머니 등과 관련이 있어서, 필자는 天地人 三神思想을 담고 있으면서, 우주와 인간의 생성과 운영에 대한 사상을 펼치고 있는 민족경전인 󰡔天符經󰡕을 주요 모티브로 하여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필자로서는 멀티포엠 제9집 창작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주최측에서 보면 여근곡 판타지 테마파크를 꾸미고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하는 것이다. 시와 산업이 만나는 현장인 셈이다.
주어진 일이나 소재에 걸맞게 시를 쓰고, 여기에 촬영․편집․그래픽․녹음 등의 과정을 거쳐서 영상과 음을 더하는 작업들을 진행해 나간다. 결과물은 설치용 대형시화, 비디오, CD, DVD, 인터넷용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일반 시인들에게는 꽤 번거롭게 여겨질 만한 작업이 어느덧 필자에게는 자연스런 창작 과정이 되었고 생업이 되었다.


2. 시의 배를 타고, 매체의 바다 속을 항해하는 오딧세이

멀티포엠이라는 시문학의 한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서 작업을 해온 지도 근 10년째가 되어간다. 그동안의 작업을 돌아보면, 나름대로, 하나의 신예술 장르로 정착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통과제의를 한 단계 한 단계 지나온 셈이다. 지난 1996년 9월 1일에 박정진․유희봉 시인 등과 함께 ‘멀티포엠 제1 선언문’을 발표함으로써 장르를 출발시킬 것임을 선언하였고, 1997년 3월에는 이론집 󰡔멀티포엠이란 무엇인가, 󰡔멀티포엠 시나리오집󰡕 등을 발간하면서 이론적인 기초를 세우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와 함께 ‘견본 작품’을 제작하여 그해 4월에 제1회 멀티포엠제(97. 4. 5.~5. 20일까지 ‘시인학교’에서)를 개최하였다.
그 후로, 멀티포엠 제1집 󰡔夢想의 피󰡕, 멀티포엠 제2집 󰡔畵言󰡕, 멀티포엠 제3집 󰡔안개의 집󰡕, 멀티포엠 제4집 󰡔母語詩󰡕, 멀티포엠 제5집 󰡔佛國󰡕, 멀티포엠 제6집 󰡔麻姑󰡕, 멀티포엠 제7집 󰡔신용불량자󰡕, 멀티포엠 제8집 󰡔지평선 사람들 이야기󰡕를 발표했다. 현재 멀티포엠 제9집으로 󰡔천부경 10도󰡕를 진행하고 있다.
제작 형태도 작품집과 함께 변화해 왔다. 비디오 형태의 제1집에서부터 전자북, DVD, 디지털, 토탈콘텐츠, 플래시, 대형시화 등으로 변했다. 근 10년 사이에 일어난 일로, 그동안 매체의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어 왔는가를 실감하게 해준다.


3. 멀티포엠이 불러일으키는 시의 새로운 현상

매체가 변하고 신생할 때, 이를 활용하고 뒷받침하며 이끌어 갈 새로운 예술 장르가 등장한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21세기를 전후하여, 가속적으로 분화되어 가는 멀티매체, 멀티정보사회라는 새로운 물결과 함께 예술 장르들은 다시 한번 신생, 퇴조, 사멸 등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예술 전반에 걸쳐서 시간과 변화라는 개념이 도입되고 있으며,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이벤트적인 성향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물결은 시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가 창작 매체 면에서나 표현 방법 면에서나 복합적인 형태를 취하게 되는 경향은 멀티정보사회 속에서의 자연스런 자기 변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터넷시대를 넘어 문자․영상․음 등의 매체간의 장벽이 사라지고, 언제 어디에서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매체의 바다 속을 항해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파도를 타고 가야 하는 멀티포엠은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시가 문자 언어만의 빗장을 열어젖히고 이 멀티미디어라는 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대륙(가상의 대륙, 사이버대륙)에 발을 디뎠을 때 시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되고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본 지면에서는 이미 멀티미디어를 창작 무대로 하여 활동하고 있는 한 시인이자 멀티포엠 아티스트로서, 필자가 그동안, 그리고 현 시점에서 체험하고 있는 창작 현장을 소개함으로써, 시인과 시가 멀티미디어 신대륙에 깊숙이 발을 디뎠을 때 기존의 시와 시에 대한 통념․창작 활동․시인으로서의 위상 등은 어떤 도전과 변화를 겪게 되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본 글이 멀티매체가 시와 시인에게 어떤 신세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이러한 신세계를 잘 개척하여 다매체 다채널 환경 속에서 시와 시인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지, 그 방향을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4. 월간 현대시 1998년 1월호 특별부록으로 발표한 멀티포엠 제1집 󰡔몽상의 피󰡕

멀티포엠 1집 󰡔夢想의 피󰡕는 지난 1998년 1월에 월간 ≪현대시≫를 통해서 비디오 형태로 발표했는데, 필자의 시 30여 편과 문학평론가 허혜정 씨의 「떠도는 동공」이라는 평론을 대본의 원작으로 삼았다. 여기에 섞여드는 짙은 회색빛의 몽환적인 그림들, 주름진 영상, 음울한 배경 음악, 고백하는 듯 읊조리는 내레이터, 이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지며 연출해 내는 일몰의 제단 위에서 세기말의 제의를 집전하고자 했던 것이다.


5. 그림을 언어로 활용한 멀티포엠 제2집 󰡔畵言󰡕

제2집 󰡔화언󰡕은 1998년 10월에 월간 ≪현대시≫를 통해서 CD-ROM 형태로 발표했는데, 生․愛․慾․死․天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상영되는 동안 어둠 속에서는 흑백 그림으로 된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출몰하면서 감상자의 내면 속으로 침투된다. 매 순간 새롭게 던져지는 파문들은 이전의 파문들과 혹은 충돌하고 혹은 병치되면서 좀더 구체적인 인식의 무늬를 그려 나가게 된다. 이제까지의 활자시가 불러일으켰던 인식의 무늬가 보다 더 깊고 다양한 모습으로 확산되기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상징적인 그림들을 또 하나의 언어, 곧 畵言으로 활용하여 시를 창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활자 언어로는 도달할 수 없는, 혹은 드러낼 수 없는 좀더 깊고 내밀한 영역,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 영역까지도 표현해 내려 집요하게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미지의 어둠 속에서 끌어내고자 했다.
시창작 도구로써의 언어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그리고 특히 21세기는 지구촌 시대로 글로벌 스텐더드가 중요시되고, 우주어․인류어․모어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또 하나의 새로운 언어를 개척해 간다는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6. 전자북 형태로 창작, 발표한 멀티포엠 제3집 󰡔안개의 집󰡕

제3집 󰡔안개의 집󰡕은 1998. 12월에 ‘나라미디어’에서 출간했는데, 시화집에 CD-ROM를 함께한 형태로 발표했다. 인류를 안락의 고속열차로 인도했던 문명의 마술적인 손길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문명은 자신의 늙고 흉한 몰골을 드러내며 침몰의 가능성을 섬뜩섬뜩 내비친다. 한때의 눈부셨던 손길을 초조히 갈망하면서도, 인류 문명의 한 주기가 마감되고 있음을 예감할 수밖에 없는 세기말 인류와 개인의 현 시점을, 동양적인 창조신화와 개인사적인 체험을 주 모티브로 하여 그려 나갔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자아의 길을 탐색해 나가고자 했다.
발표는 시화집과 CD-ROM을 동봉한 형태로 출판(나라미디어)하는 방법을 택했다. 동영상 CD-ROM이라는 새로운 예술의 틀을, 동양적인 미학으로 접근하고 승화시켜 내는 데 특히 집착하였다.


7. 1999년 길이 8m 유화 형태로 발표한 멀티포엠 제4집 󰡔모어시󰡕

제4집 󰡔모어시󰡕는 ‘모어’라는 인류의 집단무의식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원형적인 언어 체계, 곧 언어의 씨앗들을 결합하여 창작한 시다.
‘모어’라는 새로운 언어의 개발은 하나의 소망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류 공통의 언어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간절함으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언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막막하기만 한 상황 속에서 우선 착안한 점은, 지식의 차원이나 논리 차원의 학습에 의해서 익힐 수 있는 기호문자가 아닌, 적어도 인류의 집단무의식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원형적인 언어 체계, 오늘날의 언어들로 분화되기 이전의 원형 상태의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런 작업의 한 결과물로 나타난 그림들에게 붙여준 이름이 바로 母語라는 이름이다. 그리고 그 모어들을 단어처럼 활용하고 결합시켜서 작업한 것이 바로 멀티포엠 2집인 󰡔화언󰡕이나 󰡔모어시󰡕인 셈이다.
길이 8미터, 폭이 2미터가 되는 대형 화폭에 生愛慾死天이라는 주제 하에, 유화로 그린 「모어시」는 언어라는 측면에서 캔버스에 접근하였다는 측면과, 그림의 요소요소들이 문자에 있어서의 단어처럼 독립된 의미 단위로 존재하면서, 상호 결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술(그림)과도 구별된다고 본다.
필자의 멀티포엠 작업의 주요 관심사는 결국 기호문자가 표현해 낼 수 없는 영역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언어’에 대한 실험과 개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영상언어’ ‘화언’ ‘모어’ 등은 그 예이다.
멀티언어와 다중매체언어를 찾아내고 개발하는 것이 멀티정보사회 속에서의 시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 것이고, 그 새로운 언어를 담아낼 그릇으로 멀티포엠이라는 신예술 장르를 생각해 낸 것이다. 멀티포엠 작업은 곧 멀티언어, 통감각적인 언어를 찾아내고 개발하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8. 불립문자의 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창작한 멀티포엠 제5집 󰡔佛國󰡕

그러면 이러한 통감각적인 언어가 기존 문자에 대해서 어떤 의의를 가지며, 인식 면에서는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겠는가? 먼저 이제까지 문자를 위주로 한 인식체계가 표현해 낼 수 없었던 소위 불립문자 세계에 대한 표현 가능성을 확대시켜 줄 것이라는 점에 필자는 주목했다. 불립문자의 세계라는 영토는 우주만큼이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언어로 접근할 수 있는 세계란 존재계 내에서 극히 일부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러한 미개척의 영역에 대해서 이제까지의 문자언어와는 특성이 다른 통감각적인 표현 방법을 가지고 접근함으로써 인류의 인식 영역을 최대한 확대해 보자는 것이다.
멀티포엠 제5집 󰡔불국󰡕이 찾아가는 세계, 멀티포엠 6집 󰡔麻姑󰡕에서 주 표현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신체어’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9. ‘身體語’를 활용한 토탈콘텐츠 산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멀티포엠 제6집 󰡔마고󰡕

신체는 일찍부터 천지인이 함께 거하는 소우주로, 신의 형상을 그대로 빚어낸 아름다운 존재로 여겨져 왔다. 무한한 우주 속의 한 먼지 같은 존재로, 인식의 한계를 절감하는 인간이 거시적이고 통합적인, 궁극적인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여겨왔던 것이다. 실재로 가속적인 분열을 낳고 있는 기호언어로써는 닿을 수 없는, 궁극적인 진리에 도달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그 해답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던 것이다. 이러한 소우주로써의 신체가 표출해 낼 수 있는 모든 표현 가능성을 뽑아내고 결합시킴으로써 의도하는 의미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신체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신체어를 활용해서 의미를 표현하는 작업’을 실행해 보기에 가장 적당한 장으로 신화를 주목했다. 특히 창조신화와 개벽신화의 경우는 창작자가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서 신의 삶을 표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신체어가 매우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마고신화’였던 것이다.
이 신화에 나오는 마고성의 땅에서는 지유가 나와 사람들은 지유를 먹고 살았으며, 하늘에서는 우주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율려가 들려와 사람들은 하늘과 땅과의 조화, 만물과의 조화 속에서 이치적인 삶을 살아갔다. 순간 이동을 할 수 있었으며, 혀끝에 의한 언어가 아닌 이심전심으로 교감했다. 나는 이러한 사람들을 빛으로 빚어낸 순수인간이라는 의미에서 빛알 사람들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와 같은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멀티포엠 󰡔마고󰡕에서는, 마고성의 대자연을 대표하는 물․불․바람․대지․파문․비․구름․나무․그림자․길․달․천무 등의 열두 정령과 빛알 사람들의 신체어를 통하여 복원하고자 한 것이다. 영상 면에서는 신체어가 주를 이루고, 음 면에서는 문자시가 주를 이루도록 했다. 문자시는 노래․독백․낭송 등의 형태로 표현되도록 했으며, 여기에 배경음악이 함께하게 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러한 멀티포엠 작업들은 점점 더 우리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 종교의 세계, 신화의 세계, 집단무의식의 세계 등 보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깊고 내밀하며 영적인 세계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멀티미디어로
창작하는 시로 확대
40여 편의 멀티포엠
창작 및 이를 한편으로
재구정한 극장용 멀티
포엠 영화 제작멀티포엠 제6집 󰡔마고󰡕 작업 방향기존 시 고수
연작시 형태의
문자시로 발표멀티포엠제6집 󰡔마고󰡕멀티미디어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
시를 중심으로 한 토탈
콘텐츠 비즈니스로 기획,
문화예술, 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산언어 영역의 확대
모어, 신체어를 주요 표현 방법으로 활용
멀티포엠 제6집 󰡔마고󰡕는 현재 토탈콘텐츠 비즈니스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이미 장편 연작시 「마고」를 원작으로 하여 영화(2002년 6월 개봉), 연극(수원화성연극제 개막작으로 공연), 사진집(2002. 1월 출간), 음반(2002. 5월 출시), 캐릭터(2002년 2월) 등을 발표한 바 있다. 계간 리토피아 2005년 가을호 특별부록으로 발표하는 CD에 수록한 멀티포엠 「마고」(동영상, 60분)는 그 중 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만 익숙해 있는 우리에게 창세기신화가 있다는 사실은 새롭다. 더구나 에덴신화와 매우 흡사한 구조를 가졌으면서도 대조되는 사상을 담고 있는 마고신화. 천부사상, 율려사상, 대지모신 사상을 담고 있는 마고신화는 생태환경이 중요시되는 21세기의 중요한 화두라고 본다.



10. 인터넷 세계에서 시문학의 새로운 붐을 일으키고 있는 플래시 멀티포엠 형태로 창작한 멀티포엠 제7집 󰡔신용불량자󰡕

인터넷 시대를 넘어 문자․영상․음 등의 매체간의 장벽이 사라지고, 언제 어디에서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요즘, 특히 인터넷 시대가 활짝 꽃피는 2002년을 전후해서 특징적인 시문학 현상으로 플래시 멀티포엠의 붐을 들 수 있다. 플래시로 멀티포엠을 창작하는 아티스트들을 멀티포엠 아티스트라 하는데, 제시카․유리꽃․마달라․마담․김위동․보애․석향비천 등을 그 중 대표로 들 수 있다. 이들이 밤을 새우면서 작업을 하여 인터넷상에 올려놓으면, 그 작품들은 다시 카페로 메일로 속속들이 수백만의 개개인들에게 다가간다. 멀티포엠은 자연스럽게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친숙한 문화예술 중의 하나로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이버 세상에서 멀티포엠이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첫째로, 문자․소리․영상 등의 장점을 압축적으로 활용한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1, 2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감상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인터넷․CD․DVD․방송 등 어느 매체에든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디지털 시대 속의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멀티디지털 시대가 빚어낸 신예술 장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신용불량자는 이런 환경 속에서 나온 플래시 멀티포엠이다.


11. 396m 대형시화전 멀티포엠 제8집 󰡔지평선 사람들 이야기󰡕
인쇄․출력의 발달은 시화전에 있어서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경제적인 가격으로 대형출력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평선 사람들 이야기’는 이런 여건을 활용하여 전시한, 길이 396m 대형시화전이다. 2004년 김제 제6회 지평선 축제 특별 프로그램으로 행사장 내에 설치한 것이다. 김제 사람들의 들판에 묻어두었던 추억과 꿈들을 시화로 그려낸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 추억의 이야기 잔치 마당이다. 5일 동안 동원한 관람객 55만 명은 대형시화전의 시 저변 확대 면에서의 효용성을 단적으로 말해줬다. 그 후에는 이중 일부 작품을 활용하여 길이 200m의 시화를 고양시 일산의 애니골에 고양시 2005년 꽃박람회를 전후하여 6개월 동안 설치하였다. 이러한 시화 작업은 시화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들을 활용하여 비디오, CD, DVD 등으로 제작되고 인터넷, 멀티포엠 상영 등에 활용된다.

12. 에필로그. 광활하고 가슴 벅찬 멀티포엠의 신대륙을 향해서

국내의 경우 한자 형태의 문어체 시를 주로 창작해 오다가, 소위 ‘현대시’라고 불리는 구어체 형식의 시를 써온 지도 근 80년이 되는 셈이다. 일찍이 한자와 문어체 등에 구어체 글쓰기라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면서, 시 역시 ‘현대시’라는 새로운 표현 양식을 낳았듯이, 이제 멀티 매체와 사이버 환경이라는 새로운 물결이 밀려와 시에게 다시 한번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여러 매체들을 활용한 멀티포엠 작업을 해오면서 체험한 중요한 사실은, 여러 매체들의 한가운데에서 원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시라는 사실과 시가 핵이 된다는 사실이다. 멀티 매체 환경의 특성을 들여다보면 왜 시가 그 한가운데에 있을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다. 그 몇 가지 예를 들면, 우선 관객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던 90분 내외 길이의 영상드라마 구조가 파괴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디지털․DVD․VOD 등의 등장으로 짧은 길이의 것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결합되어질 때 오히려 활용성이 높아지게 된다든가, 멀티 앵글․멀티 스토리가 활성화된다든가, 표현 방법이 다중 매체화되면서 산문보다는 운문이 더 활성화된다든가 하는 등의 측면들이 멀티매체가 시를 환영하는 요인들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와 시인들이 이와 같은 특성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시는 르네상스 시대를 맞을 수도 있고 퇴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본다.
필자의 경우는 멀티포엠 창작을 통하여 ‘통감각적인 언어’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가속적으로 분화되어 가는 멀티 매체 환경 속에서 시가 그 혼으로서의 역할, 핵으로써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데 특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시가 문자 언어의 빗장을 열었을 때 새롭게 펼쳐지는 무대는, 그야말로 광활하고 가슴 벅찬 신대륙임을 실감하면서……. <특별부록 CD 󰡔마고󰡕>



장경기․
1992년 ≪현대시≫로 등단․멀티포엠집 󰡔몽상의 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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