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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신작시/송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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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동
고사목 지대
삭은 뼈대를
듬성듬성 비석처럼 세운
나무들의 공동묘지에는
산안개에 멱 감으며
버릴 만큼 버린 뒤에야
산정의 길목을 지키게 된
忍苦의 이력이 가득하다.
부활의 헛된 꿈도
신파극의 서러운 결말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
이곳에선 시간도 흐름을 늦춘다.
나도 더는 다가가지 못한다.
화살
명궁의 손끝을 떠나
계산된 각도로
과녁을 향하는
단조로운 비상
한번쯤
바람의 비명에 놀라
과녁을 벗어나서
가려진 세상의
그늘을 확인하고 싶다.
덤불에 떨어져
촉을 깊이 뿌리박고
향기 날리며 홀로 사는
꽃으로 피어나고 싶다
허공에서 싹트는
순간의 음모
혹은
황홀한 일탈
송해동․
1966년 충북 제천 출생
․1999년 교단문학 신인상
․시집 아름다운 미완성
추천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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