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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신작시/김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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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알레르기
수컷들에 공습이 시작되었다.
신형 무기는 둥둥 떠다니며
구멍이라는 구멍은 다 들어가서
기어이 임신을 시켜버린다.
내 코 점막 세포들은 만삭이고
기도에 무정란 세포들도 배가 차오르고 있다.
꽉 막혀버린 호수
하루 종일, 막힌 호수를 뚫으려고
킁킁대고, 기침을 한다.
바야흐로 지구는 거대한 자궁이다.
자욱한 밤꽃 냄새,
이 왕성한, 집요한 공습.
中央線
영주에서 청량리까지, 아즈매 얘기가 길-다
흉내를 섞어, 웃었다가 화를 냈다가
간간한 눈물도 찔끔
남편과 시어머니가, 시동생이
호박덩이처럼 찻간에 함부로 굴러다닌다
그때마다 언뜻, 언뜻 보이는 삶에 흰 속살
저 얘기들에 실려 그녀는 여기까지 왔으리라
이제 급하고 파닥파닥 뛰는 것들은
빠른 고속버스가 다 싣고 가고
백발성성한 추억과 느린 것들만
기적소리 느긋이, 상경 중이다
김승기․
1960년 경기 화성 출생
․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어떤 우울감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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