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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신작시/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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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981회 작성일 08-02-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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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소리 나는 무덤


서른한 살 총각, 멀쩡한 청년이 돌연 죽었습니다.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축구시합을 하다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친구의 외아들이어서
그 하나 자식 어찌어찌 키웠는지 다 아는 터숩니다.
황급히 영안실로 달려갔습니다.
늙은 친구를 지긋이 껴안았습니다. 한 아름 떨며 무너지는
초토였습니다. 초토에 불쑥,
“우리 상원이 죽었어요” 아주머니가 한마디 툭,
던져 심습니다. 무표정하게 막막,
그 말마저 꿀꺽, 꿀꺽, 꿀꺽, 꿀꺽, 깊이 묻습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오는 기차


플로리다, 여기서 어디인가.
갈수록 놀랍고 신기한 세상, 부르고 대답한 듯이 금세
이메일 답장이 떴다. 플로리다엔 한국 교민이 거의 살고 있지 않다고,
그러나 외롭단 말 적지 않았지만 인간에게도
실비 같은 실뿌리, 그리움이라는 것이 있어 마음이 먼저
동구 당산목처럼 늙었다면
그녀는 지금 잎잎이 밤잠 설치는 중이겠다.
鄕愁는 香水 같은 것일까, 먼 데서 또
“한 번 돌아눕는 바람에
불러일으킨 태풍” 같은 것일까, 우리 집 근처
몇 그루 은행나무 느티나무들한테도 스며 전해진 것인지, 뒤척이는
진한 녹음 냄새가 뭉클
밀려오는 칠 년 만의 대낮, 매미 소리는 여전히 구식이다. 구식 기차가
길게 도착하고, 계속 도착한다. 플로리다,
여기서 어디인가, 플로리다.


문인수․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동강의 높은 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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