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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신작시/박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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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911회 작성일 08-02-2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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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시야, 너 어디 있느냐
―詩의 威儀, 2005


言計訃訂訊託討訌訓訖
訣訥訪設訟訝訛許詞訴
詠詛詔註診評誇詭詳詵
詢試詩詣詮誅詹該話詰
誡誥誣誓說誠誦語誤誘
認誌誕誨課談諒論誹誰
諄誾誼諍調諂請諏諫諾
謀諡諶謁諺謂諛諭諮諪
諸諜諦諷謔諧諱講謙謄
謎謐謗謝謖謠謚謳謹謬
謨謫譏譜識證譁譎警譬
譯譽護讀變讐讓讒讖讟



숙박계의 현대시사
―하오의 미학강의


화양리에는 여관 아줌마만 모르는
현대시사가 있었다
여관에서, 아니 여인숙에서
하룻밤 자는 데도
이름과 주소를 기록하여야 했던
궁색한 실록의 시절
뒤통수치던 출석부를 닮았던
검은 표지의 명부에
그 해 여름 몇 줄씩 사초를 필사했다
시선을 둘 데 없어
안절부절못하는 여자를 등지고
신경림, 최승자를 적고
욕실 속 샤워하는 그림자를 짐작하며
정현종, 김승희를 갈기고
내 어깨를 잡고 낄낄대는 여자의 교정을 받아
황지우, 김혜순를 기입하기도 했는데
막상 숙박계를 펼치면 시보다
더 어려운 이름들에 커플은 늘 바뀌었지만
시들만은 제 이름을
버리지 못하고 계절처럼 굳어가고 있었다
이성복, 김남주를 쓰고 보니
너무 심하다 싶어 고친 저녁도 있었다
김지하를 쓰지 못한
소심한 오후도 빠트려선 안 되리라
이 느닷없는 호출에도
그즈음 현대시사는 평온하기만 했고
검은 책 앞에서 고민하던 사가도 잊혀갔지만
화양리에서 엮는 변두리 시사에는
계몽과 실험이
몸을 섞는 현대시사가 있었다
늘 여자 반, 남자 반으로 이루어진
페미니즘적 혼숙도 거기 있었고
금기도 없고 계통도
묻지 않는 뜨거운 불륜도 거기 있었다
거기, 화양리에는
여관 아줌마만
건성으로 읽던 현대시사가 있었다



박현수․
1966년 경북 봉화 출생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우울한 시대의 사랑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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