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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 신작시/홍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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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란
유목민처럼
살아 있어 미안하다던 인도 타밀의 그 여인 딸 넷을 잃고도 배는 고파왔을까 아버지 돌아가신 날 달거리는 터지듯
설엔 연주대 가 빌고 보름엔 싸우고 먼 데 노모를 뵙고 마음 던 것 같기도 한데 쓰나미 그 눈물 마르듯, 없는 듯 멀리 가자
슬픔은 가슴에 좋은 웃거름이라지만 그 옛적 남자와 팔짱을 끼었다 푸는 바람아, 머물고 있느냐 떠나가고 있느냐
잔정 쏟을 데 없는 세간의 뜰은 너무 좁아 봄비소리 부르며 검불덤불 들판을 가자 부루말 개활지 달려가듯, 있는 듯 우리 멀리 가자
집
우리 죽을 때까지 만나자 했다 해도
우리 다시는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단다
엇갈려 갈 데로 가는 행인처럼 말이지.
그 말은
그만큼
내가 네 가슴 복판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고 싶단 말이지
약속은
허물기 위해 짓는 집
가끔은
그렇지.
홍성란․
1989년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시집 따뜻한 슬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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