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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 신작시/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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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203회 작성일 08-02-2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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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이불


아이 둘 순산한 내 몸엔 늘 찬 기운이 돈다.
마음의 온기도 차츰 빠져나가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곧 중학생이 될 아들 녀석이 내 배 위에 찰싹 옮아붙는다.
녀석의 어리광이 때때로 나를 귀찮게도 하지만
제 몸과 내 몸이, 제 피와 내 피가 서로 부르는 것을,
찬 바닥에 요과 이불 펼쳐 놓으면
피가 안 통하는 저것들도 맞닿은 면과 면끼리
온기와 온기를 불러내어 이불을 덥히고 마는 것을,
아들의 몸무게와 온기가 내 몸으로 저릿저릿하게 퍼져온다.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견딜만한 무게와
가장 따뜻한 온기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중이다.
아무도 벌려놓을 수 없는 이 간격,
객관적인 틈이 개입하지 못하는 이 고밀도의 거리를 어쩔 텐가.



홍합


새포르족족 꼭다불시고 있는 저 입은 싸게 싸게 벌어지는 입이 아니제, 지 엄니와 엄니의 엄니가 그란 것 같치름 이 말, 저 말, 다리 아랫 말 멕힌 숨통 뚫어주는 비싼 입이제, 저 입에서 따순 밥이 나오고 등록금이 나오고, 꼬순 지름이 잘잘 흘러 나오잖여, 그려도 화력 좋은 놈이 밑구녕에 불 확 싸질러뿔면, 단번에 벌어 자빠져부리는, 겁나게 화끈한 년이지라, 참말로 징한 년이지라, 남덜 속은 맨날 풀어싸면서 저 속은 은제 푸나 했는디, 당최 고쟁인 얻다 내뻔질러 부리고, 속곳 밖으로 삐죽허니 나온 저- 으메, 내사 미처 불겠구만 잉, 옴마 시방 봉께로 저 년 몸뚱어리가 다 거시기랑께로, 쩍쩍 벌어지는, 으메 근디 내 거시기가 우째 요로코롬 꼴리는 것인겨, 대낮에도 오줌발 쭉쭉 내꼴리게 하는 저 심 땀시, 집집마다 자식농사 배추밭농사 꼬숩게 꾸려오는 것 아니것어 하믄, 움마 저걸 어쩔쓰까나, 설설 끓는 저 속을 은제 다 푼다냐, 저, 저 국물이, 오메, 국물이- 아따 아지매 여적 뭐한다요, 다 식어뿔겠네 참말로, 싸게 싸게 한 보시기 더 퍼 주드라고 잉,



김나영․
1998년 ≪예술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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