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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허형만/은총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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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허형만/은총 외 1편
허형만
은총
용서받지 못할 실수가 셀 수 없지만
셀 수 없는 실수를 셀 수 있을 만큼
용서받는 은총도 있음을 나는 보았다.
숲속에 든 자여
갈맷빛 숲속에 든 자여
한사코 싱싱하게 뻗어 오른
나무들만 보지 말라.
선 채로 말라죽은 강대나무며
넘어지고 쓰러진 진대나무도 보라.
늙은 나무의 죽은 가지마저도
온몸으로 품고 있는
숲의 넉넉한 품안 같이는 아닐지라도
가슴에 쟁깃날을 품지 말라.
그대도 안개와 이슬에게 빚을 지고 있느니.
*허형만 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가벼운 빗방울』, 『불타는 얼음』,『황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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