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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백인덕/경험의 반란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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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62회 작성일 20-01-0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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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백인덕/경험의 반란 외 1편


백인덕


경험의 반란



서너 정거장
앞서
밀려 내려가는 먹구름


텅 빈 버스는 자꾸 흔들리고
무거운 책을 펼치며
좌석 깊숙이
몸을 찔러 넣지만
중력은 내 무게를 하찮게 여긴다.


세계는 질보다 양,
깊이 아닌 빈도.
신민臣民은 없는 벌거숭이 임금들


격자 유리로 차단된 흐린 공간에
빗방울보다 먼저 떨어지는
선율,
알 듯 모를 듯
살아 본 적이 있는 듯
아예 닿아 본 적도 없는 듯
기억은 잿빛으로 가라앉는다.


길은 자꾸 버스를 털어내려 하는데
앞장 선 먹구름 따라
밀려 내려가는
영원의 오후,


살아 있지만
증명할 수 없는
잠깐,
먹구름.





영주



사과 꽃 다음
복사 꽃 그 다음은
모른다.
당면한 계절이 아니므로


반짝이는 햇살 속에
오직 변하는 건 소실점 뿐,


안성 지나
천안 지나
천등산 고개 너머


벚꽃은 피고
아까 본 벚꽃은 이내 지고
그 다음은
묻지 말자,
당면한 계절이 아니므로
빗나가면
과녁은 아예 다른 곳에 있었던 것.


사과 꽃 다음
복사 꽃 그 다음은
영주로 가고 있는
내 마음,
소실점의 끝없는 순환.





*백인덕 199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짐작의 우주』 외. 저서 『사이버 시대의 시적 상상력』 등. 아라문학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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