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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박해림/마네킹, 마네킹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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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22회 작성일 20-01-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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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박해림/마네킹, 마네킹 외 1편


박해림


마네킹, 마네킹

―오래 골목·3



골목이 사라지자 사람들의 걸음이 빨라진다
쫓기는 사람들처럼 뛰고 걷는다
우후죽순처럼 솟아오른
유리빌딩이 함께 뛰고 걷는 동안


유리진열대의 마네킹은 사람이 되고
유리건물 속의 사람은 마네킹이 된다


이 모두가 유리빌딩 속으로 숨어버린
골목 탓이라고 해두자


가슴에 남은 골목의 흔적마저 사라질까 봐
뒤도 안 돌아보는 것이라고 해두자

라고
말해도 하나도 궁금하지 않을
낙화 분분한
봄날
오후가,


발신인도 없이 숨 가쁘게 도착한다





길고양이
―오래 골목·7



잠은 어디서 자는 거니?
밥은 먹었니?


또 어디로 가는 거니?


담벼락에 깊이 몸을 묻고
매번


야옹!
야옹!


야아옹!


2, 3음절 울음 한 번 던지면 그뿐이다


골목 어귀에서부터 숨죽이고 따라붙다가
돌아보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는


며칠 후면
골목 하나가 또 사라질 것이다





*박해림 1996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1999년 대구시조, <서울신문>,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1999년 《월간문학》 동시 당선, 시집 『그대, 빈집이었으면 좋겠네』 외, 시조집 『못의 시학』 외. 동시집 『간지럼 타는 배』 시평론집 『한국서정시의 깊이와 지평』, 시조평론집 『우리시대의 시조 우리시대의 서정』, 수주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수상. 시와소금 부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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