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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김지희/이, 별이 큰 짐승인 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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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25회 작성일 20-01-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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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김지희/이, 별이 큰 짐승인 체 외 1편


김지희


이, 별이 큰 짐승인 체



함께 불행해도 좋을 사람
한 시절 한 번 스민 손끝으로 세계는 한 사람을 생각하는 쪽으로 기운다
 
억장이 무너지도록 한 사람에 대해서만 오롯한 불길로 타오르길 바랬는데
그 사람은 내가 당신의 누구인지조차 모른다고
한 세계를 가득 채운 아름다웠던 날의 문장 그 전부를 잊을 수 있다면


금간 마음의 뼈가 아프고… 기다리지 않았는데 춥고 축축한 저녁은 오고…
목덜미에선 비 령零* 냄새가 훅 풍겼다


막막을 어쩌지 못하는 마음 다 쏟아버려도 당신 품은 너무 따뜻해
그 사랑의 경로는 이탈된다 해도 당신을 중심으로 또 돌고 수천 년을 죽을 것처럼 살고
 
문득 뼈 속까지 아프도록 떨어지는 빗소리
끌어다 덮는 이불 속이 어두워지고 날은 춥고  떠돌던 그림자가 혼자인 내게 기대어 또 한 시절 가고
비 령零이 오고 그치는 동안 잊고 살 수 있을까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나는 이, 별이 큰 짐승인 체하며 몇 날을 나를 물고 뜯어도 내 속은 다치게 하지 않았음 하는 것이다



  *떨어지다. 비 오다.  부슬부슬 내리다.





12월의 마리아



꽃은 도착했는데
아직 오지 않은 당신 찾으러
꽃 속으로
한 발
두 발
세 발
다가서는 사이
계절은 바닥까지 저물고
당신이
검은 꽃잎에 눈 맞추는 사이
촛농처럼 녹아내리는


하얀
발자국





*김지희 2006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2014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토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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