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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창간4주념기념 특집 본지출신시인들 신작시/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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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788회 작성일 08-02-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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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규


너에게


세월 몽땅 꾸려왔던 화원에서 간밤 보내온 씨알들로 하얗게 고운 파랗게 청명한 자화상을 그린다. 눈물샘에서 피어난 영롱한 아침이슬 머금고 사랑이란 이름의 화폭으로 울먹이며 네가 될 수 없어 터져버린 꽃망울. 꿈속에서라도 맑은 눈빛 포근한 가슴으로 안아주던 숨소리. 네가 피어나던 곳에서 아름다운 추억 뿌리며 더 이상 덜 수 없는 짐이 되어 하루를 먹고 또 하루를 삼키며 네 갈비뼈 사이에서 움막을 짓는다. 한낮에 반짝이는 별님에게서 만남과 이별을 배우고 늪에서 피어나는 너를 보면서 잘 익은 자화상 하나 그린다.
노을


한 무리 솜사탕 닮은 구름
몸이 달아 꽃비늘 검붉게 흐드러져
빛바랜 책갈피가
잔잔한 바다 위를 덮어 가면
그녀의 눈처럼 기묘하게 반짝이는 파도가
푸른 가슴을 때린다.
아직도 굳은 손가락들은
손수제비 파장이 되어
아린 추억 속을 맴돌지만
짠내 묻은 해풍의 꽁무니 따라
환부로 치닫는 녹슨 뱃고동.
하늘이 물결 속으로 사라지고
노을이 기약도 없이 꺼져버리면
바위틈에서 휘청거리는
내 싸늘한 혈관처럼
흔적 밟으며 사라지는
소꿉동무들.



박정규․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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