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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신작시/임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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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316회 작성일 08-02-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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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강빈


시집(詩集)


좋은 시집을 받아보는 일은
지기를 만난 만큼이나 반갑다

한편 한편
여백을 많이 둔 시다

빗소리가 들린다
하도 기다리던 비다

비는 사선으로 흔들기도 하고
직선으로 꽂히기도 한다

빗줄기가 끊기면 어떡하나
가늘어진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모처럼 흡족히 내렸다
다시 읽기 시작한다

요즘 시는
가뭄 타는 데 익숙하다

오늘 시집은
주룩주룩 빗소리로 흥건하다



피하 주사(皮下注射)


아침마다 피하 주사를 꽂다

처음엔
사과에다 주사 찌르는 연습부터 한다
주사바늘이 바르르 떤다
아는 것보다
모르고 사는 쪽이 한결 편하다
하루는 혈관을 잘못 건드리다가
그 주위에 멍이 번진다
오동나무 꽃 빛깔이다
이 일을 끝내고 나서야 하루가 시작된다
우울한 날 아니어도 멍은 남는다
가을 빗소리
오동나무 꽃은
질 때도 향기를 낸다

아침마다 인슐린 주사를 꽂다


임강빈․
공주 출생
․195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당신의 손󰡕 등 ․시선집 󰡔초록빛에 기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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