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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 신작시/박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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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536회 작성일 08-02-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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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화


멀리 물 흐르는 소리 듣다
―장애인의 집․1


뇌성마비인 그는
언덕과 별과 나뭇잎을 노래하고
사랑을 노래한다
곰인형과 꽃병이 지켜보는 낡은 방에서

사지가 멀쩡한 나는
고스톱과 신용카드와 허무를 얘기하고
넘을 수 없는 거리를 얘기한다
책상도 없이 식탁뿐인 거실에서

찾는 이 별로 없는 그는
세상을 푸르다 하고
이웃도 여럿인 나는
세계가 검다고 한다

그들은 멀리 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가슴에 내일의 물길을 내고
나는 여전히 두통 속에
오늘의 커튼을 닫는다



비 내릴 때마다
―장애인의 집․2


떠나간 어머니 얼굴이
사무치게 환하다

캄캄한 극장 안
과자를 사오겠다며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비 오실 때마다
10년 넘어 찾는
극장 안 어둠은
늪이요 화약이다

-못내 그리운 어머니

오늘도 매표구 앞에 서성이며
그는 어머니가 남겨준
노래를 흥얼거린다
어머니는 이미
그를 잊었는데…….


박재화․

1951년 충북 옥천 출생
․198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전갈의 노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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