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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 신작시/노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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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14회 작성일 08-02-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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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옥



뜨거운 귀


엄마,엄마 왼쪽 귀가 아파요,
뜨거워요, 터지려해요,
피터가 울어요, 고양이가 울어요,
달팽이관에 피가 흘러요,
주르륵 까만 피가 흘러요,무서워요,
엄마,엄마 귀가 뜨거워요,
터지려해요, 들리지 않아요,
달팽이가 커져요, 달팽이가 죽어요,
귀가 뜨거워요, 터져요,
엄마,엄마, 무서워요 무서워요,

아가, 너의 달팽이관을 사왔어
한번 보렴 맘에 들지?
새파라니 아주 싱싱하지 않니?
살아있는 거란다 새로 갈아 끼우거라
그리고 소중히 다루어야해
이제 넌 잘 들릴 수 있을 거야
고름이 흐르는 쓸모없는 달팽이관은 아주 뽑아버리렴
한번 만에 뽑아야해 후유증이 없도록
자꾸 커져서 네 귀가 터져버릴지도 모르잖니?
얼른 없애버리렴
아가, 죽은 달팽이는 갖다버리렴





이제 7년 전 잃어버린 피터도 잊어버리렴
울음소리는 이제 사라지고 귀도 뜨거워지지 않을 거야
넌 이제 잠들 수 있을 거야





극장


광대학교에선 날마다 뺨을 제대로 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종이로 만든 도끼는 사람머리를 제 위치에 찍어야 한다
빈 술병에선 향기로운 포도주가 흐르고
탁자는 경이로운 각도로 날아다녀야 하고
날이 새면 변심할 애정행위에 촛불은 밤새 타올라야 한다
새벽 세시 극장에는 불이 꺼지고
배우들은 옷을 벗고 그림자를 입는다
암탉을 안고 물속을 걷던 그의 영화는 광대가 사라졌다
그 남자는 일 년에 아홉 번 월경을 하고
주말이면 월경의 주기를 계산하고 근심한다
어느 날 그의 시에서는 구구절절의 인생이 사라졌다


노준옥․2001년 ≪시와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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