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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 신작시/황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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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fka
A를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A가 아닌 K라고 말하는
A를 만났다 K라고 주장하는 A를 보며
A일지도 모를 K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A가 아닌 K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A가 아닌 K라고 말할 수 없었다
A라고 말하기엔 더욱 모호했다
A를 만나러 갔던 탓에 A가 아닌 K라고 불렀다
A일지도 모르는 K라고 자위하는 나를 보며 K인
A는 차가운 웃음만 뱉었다 K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A는 침묵했고 K는 웃었다
A와 K는 웃으며 침묵했다
A인 K를 만났으면 하는 생각을 거칠게 씹어대며
A와 K를 번갈아 보고만 있었다
파편
에이, B와 C가 마주친 건 저녁때였다.
미친개처럼 서로를 뜯은 후, A와 B는 E쪽으로, C는 D쪽으로 가려 했다.
그러다 G를 만났다.
그래서 D는 저쪽으로 가려했고, F는 그쪽으로 가려했다.
그러다, 에이씨! 하고 D를 불렀다. 뭔가 말할 게 있는 듯, 말하고 싶은 듯.
알파벳처럼, 그것들은 Z로 걸어갔다.
여전히 A는 E쪽으로 가고 싶은 듯, E쪽에서 B를 맞고 싶은 듯, 말을 마시고만 있었다.
B,A,D 는 자의식에 대해 말했고, E가 P를 빠는 순간에
C 는 B,U에 매달렸다.
다시 A가 말을 꺼내고, CB가 그건 N,O라고 느낄 때, P는 멈추지 않고 흘렀다.
계산을 치른 후,
그것들은 알파벳이 되어 B를 피해 달아났고, 나머지는 쪼그라든 채로 E쪽으로 걸어왔다.
알파벳은 외울 수밖에 없다.
황성규
․2004년 ≪시와 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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