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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 신작시/문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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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1,915회 작성일 06-11-0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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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영


불임


이파리도 햇빛도 더 이상 쓸모없는
빨아들여서 세일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몸뚱이
이제 생명을 키울 수 없다는 허무뿐이다
더는 흔들리는 것들의 집이 될 수 없을 때
이파리 대신 매달려 있는 초가을 여윈 고추잠자리
아무 방해도 없이 생을 얹어놓고 있다
햇빛보다 가볍게 앉아 있다
때로는 낡아서 生生할 때 해보지 못한
평화의 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물관이 멈춘 나무 끝자리!





줄무늬 잠옷


내 몸의 흔적을 담았다가, 열어놓은 채
그녀는 잠이 들었다
밤마다 그녀는 나를 새기고 지우면서
올이 빠져나가듯 조금씩 주름이 갔다
그녀의 줄무늬는 나를 가둔 신성한 창살
창살은 밤에 더욱 빛났다 그러나 내가 그녀를 벗는
아침에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하나의 허물에 불과했다
나를 가두지 못하고 나를 입지 않으면
일어서지 못하는 그녀는, 내가 빠져 나와야 할 내 몸의
미로, 내 전 전생의 업보인 것이다




문정영
․199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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