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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신작시/류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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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218회 작성일 05-03-0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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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봉

봄, 포도밭 삽화


―나는 눈은 낭만으로, 때로는
서정으로 내리는 줄만 알았다.

게릴라다! 몰려온다!
살쾡이 혓바닥같이 가시 돋친 싸락눈이
내리꽂히는 쇠망치, 눈의 머리
쇠망치 같은 눈의 머리에
내가 밭 속에 박히지 않기 위하여
포도나무 가지치기에 나갔다가
쫓겨 왔다. 게릴라다.
나는 눈은 낭만으로, 때로는 서정으로
내리는 줄만 알았다.
지금 내리는 눈은
살쾡이 눈을 하고
쇠망치 같은 대가리로
날 공격하며
쫒아내고 있다.
저항도 못했다
살쾡이 혓바닥 같은 눈들이
점령군처럼 차지하고 있는
어수선한 밭,
나무들이 잔뜩 겁에 질려 있다.




포도나무는



동쪽으로 머리를 둘까
서쪽으로 머리를 둘까
생각하고 있었다.

해가 뜨면 광화문으로
해가 뜨면 광화문으로

양복 입고 구두 신고
빌딩 숲을 걸어보고 싶었다.

머리에 단풍든 여자처럼
어매! 어매! 몸을 뒤틀어댄다.

류기봉
․1965년 경기도 가평 출생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ꡔ장현리 포도밭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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