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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신작시/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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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신작시|이승훈․
바바리 단추
바람 부는 저녁 아파트 앞 지하상가 양복 수선소엘 들른다 바바리 윗단추가 떨어질 것 같아서 불안해서 도무지 견딜 수 없어서 들른 것 계단을 내려가면 배추가게 반찬가게 식당 이발소 양품점 정육점 슈퍼 중국집 등이 나를 보라본다 양복 수선소는 이발소 옆이다 수선소 아줌마는 바바리 단추를 살피더니 괜찮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아니라고 떨어질 것 같다고 아무래도 불안하다고 우기고 결국 아줌마는 멀쩡한 단추를 다시 실로 묶는다 무슨 병이 또 도지는 것인가? 계단을 올라오며 이런 내가 우습고 나도 모르겠다 망할 놈의 단추가 이렇게 속을 썩이다니?
영월 생각
영월 하면 떠오르는 게 많다 2003년 5월 한양대 국문과 답사 여행 답사 지역은 강원도 영월 참여 교수는 정민, 서경석, 이도흠, 조성문 모두 젊은 교수들이고 나만 갑자기 원로(?) 교수가 되어 떠났다 정민, 이도흠, 조성문 교수는 학부 시절 나에게 배웠으므로 제자 교수이다 문제는 답사 길에 젊은 교수들은 모두 선글라스를 쓰고 나만 선글라스가 없었다는 것 원래 있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어 그냥 나온 게 잘못이었다 왜냐하면 답사 길에 선글라스를 쓴 젊은 교수들이 참 멋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답사 길에는 나도 선글라스를 준비해야 하리라
이승훈
․1942년 춘천 출생
․196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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