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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신작시/박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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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07회 작성일 05-03-0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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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치과에서



치과 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창 너머 풍경,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전선들이 어디론가로 이어지고 있다.

의자를 눕혀드리겠습니다.

아버지는 늘 잇몸 때문에 고생을 하셨다.
하루 세 번, 식사 후 삼 분 이내, 삼 분 동안
3, 3, 3을 강조하며
양치질을 하시던 오, 정갈하신 나의 아버지

의사는 엑스레이 사진을 들여다보며
잇몸 때문에 이빨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기 전부터 나는 그러리라 알고 있었다.
이빨을 건드리자,
몇 만 볼트 전류가 흐르는 전선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일듯
이빨에서 시작된 통증이 온몸으로 퍼지며,
내 몸 깊숙한 곳까지 다다른다.
내 몸에 이렇게 깊숙한 곳이 있었다니……
일어나서 양치질하세요.

양치질을 끝내고
흐릿한 눈으로 내다본
창밖에는 전선들이 어디론가
또 그렇게 이어지고 있다.
치과를 다니는 얼마 동안은
아버지가 더 보고 싶겠지.




누구나 외롭다


이제는 아내의 손을 대신해서
벽 모서리가 등을 긁어준다는
어느 노인의,
쓸쓸한 노년의 이야기를 들으며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외로움을 생각했다.

모두들 벽 모서리에 등을 부비며
손이 닿지 않는 곳을 혼자 긁고 있는
우리들의 이 외로움.

박상천
198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ꡔ사랑을 찾기까지ꡕ ꡔ말없이 보낸 겨울 하루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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