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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신작시/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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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수
탈출을 위하여
극약을 먹고 세상을 탈출하고 싶어했던 남자를
사람들이 도로 지상에 묶어놓고 있다.
저 몸부림
투둑투둑 불거져 나오는 힘줄
저 몸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이제야 나오는 것일까
죽음을 위해서야 저력을 발휘하는 저
몸뚱어리, 간사한
저 힘
죽음을 향한
저 완고한
고집
꼬리를 가꾸며
몸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몸통의 맨 끝, 꼬리가 중요하다
내 마음의 들판, 한 귀퉁이에 키우고 있는 황소가
똥을 눌 때, 꼬리를 하늘 높이 치켜드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하늘을 향해 시위할 수 있는 꼬리의 힘,
무릎 꿇고 비굴하게 웃고 있는 얼굴 뒤,
거기, 부활을 꿈꾸고 있는
꼬리를 조심하라
누구에게나 꼬리의 흔적이 있다
강 수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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