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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신작시/안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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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00회 작성일 05-03-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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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

변신
―붕어빵



오! *그레고르여 지금 그대의 풋내나던 前生을 시퍼렇게 이글거리는 화덕불에 내맡기고 기억의 불꽃 출렁이는 불바다에서 뜨거운 숨을 헐떡이며 몸을 뒤척이고 있군요 열기가 더할수록 자꾸 부풀어오르는 말의 외로움, 한 번 의식을 잃으면 돌아올 수 없는 블랙홀 속으로 영영 빠져들 것 같아 팽팽하던 공기의 불안 속에서도 자꾸만 침묵 속으로 빠져드는 그대

그레고르여, 붉은 화덕의 형틀 위에 누워 팥이라는 까만 정신 하나로 버텨오던 그대 몸의 은유가 보이던가요 노래의 불판 위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는 가수처럼 길거리에서라도 살아남기 위하여 비늘을 긁어내고 지느러미마저 없애고 그대 몸을 오방떡으로, 국화빵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었지요

뿌연 가로등의 하룻밤이 시작되는 골목 키 낮은 울타리, 붕어 몇 마리로 넉넉한 밤을 맞이하려는 달빛 같은 사람들이 그대 몸을 뜯어먹을 때 나는 보았어요 그들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그대 중심의 뜨거움을

*그레고르: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

안명옥
․경기 화성 출생
․200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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