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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신작시/조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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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211회 작성일 05-03-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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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

실없다



자유로
왕복차선
중간쯤 잔디밭
아직도 맨살을 태우는
뜨거운 뙤약볕
그 아래, 또 그 아래

하늘 가리는 작은 손바닥 흔드는
코스모스
땅을 향해 무참하게
고개 꺾여지고

바람 같은 속도로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왕래하는 자동차 지날 때면
흔들리고, 또 흔들거리고

좌우로 묵직한 트럭이라도
몇 대 황급히 달려가면
아예 무릎마저 꺾이고 꿇리어
땅 속으로 묻힐 듯한

제 계절보다 먼저
때 이르게 피어난
철부지…… 철부지…… 아낙네
실없이 손만 흔드는






다그친다



오늘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칼날 세운 풀이
       누구를 울렸느냐고 거대하고 흉측한 돌이
       어떤 놈의 등을 쳤느냐고 날카로운 댓잎이
묻는다, 지쳐서 돌아오는데 바람이 다그친다

식어버린 태양을 짊어지고
어두운 황혼의 집 뒷담으로
기듯이 끌려온 나에게
숨돌릴 겨를도 주지 않고 묻는다

묻는다 험한 인상과 거친 욕지거리로
삿대질까지 해대고 멱살 움켜쥐고
거듭 거듭 물어온다
육하원칙(六何原則)에 의해 자백하라고
재촉하며 계속 다그친다, 쉬지 않고

훤하게 날이 밝아오는데
대답 못 하는, 대답할 게 없는 나를
다그치는 너는 누구인가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보이는 너는 정녕

조현석
․1963년 서울 출생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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