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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신작시/김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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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262회 작성일 05-03-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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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비는 실실 오고 6



보도블록에
비 실실 오는데

개미 한 마리
가던 길 멈추고

되돌아가다가,
다시 가던 길 가네.

더듬이 더 세게 흔들며
빈 빗길 가다가,

빗물 고인 홈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배고픈 새끼들,
비는 실실 오고.





비는 실실 오고 9



고향 다녀온 이튿날
느닷없이 비가 오고

한숨 내쉬며
쳐다보네

천만 빗방울 속에
어무이가 갇혀 있고

부처님께 귀의한 늙은 어무이
이승의 연분에서
벗어나려 애쓰시네

천만 빗방울은
어무이의 자정(慈情)

아직도 젖 먹고 싶은
머리 허연 자식놈은
울상이 되어 쳐다보기만 하네

김승종
․1956년 경북 안동 출생
․1995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머리가 또 가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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