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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신작시/백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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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선
생각하는 발가락
―로댕 조각 '생각하는 사람'
발끝으로 생각한다
몸다운 몸의 칩은
발가락이다
전신을 받치며 끌어가는
발의 부리
발가락은 몸의 꽃망울이다
몸은 그곳에서 피어나며 걸어간다
확실한 자국을 땅바닥에 새긴다
어디로 생각하나 잘 보라고
몸은 지금도 알몸이다
발걸음의 새 아이를
또 분만 진통 중인
오른발의 엄지
꽃 아닌 곳이 없어
―안병석 유화 ‘바람결-강변에서’
가는 선과 등분면(等分面) 하나하나로 바람결을 만나고 있다
가는 선과 등분면(等分面) 하나하나로 풀줄기를 만나고 있다
물결낱, 구름낱, 산낱, 하늘낱 하나하나를
수많은 겹눈으로 만나고 있다
그들의 꽃을 보고 있다
그들의 어느 곳 하나 꽃 아닌 게 없다
그들의 백분의 일이 하나같이 백분의 백이다
풀그늘에서는 벌레들의 울음낱 하나하나가
소리의 꽃이 되어 들려온다
내 귀의 고막도 수천의 꽃잎이 된다
백우선
전남 광양 출생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춤추는 시> 등
생각하는 발가락
―로댕 조각 '생각하는 사람'
발끝으로 생각한다
몸다운 몸의 칩은
발가락이다
전신을 받치며 끌어가는
발의 부리
발가락은 몸의 꽃망울이다
몸은 그곳에서 피어나며 걸어간다
확실한 자국을 땅바닥에 새긴다
어디로 생각하나 잘 보라고
몸은 지금도 알몸이다
발걸음의 새 아이를
또 분만 진통 중인
오른발의 엄지
꽃 아닌 곳이 없어
―안병석 유화 ‘바람결-강변에서’
가는 선과 등분면(等分面) 하나하나로 바람결을 만나고 있다
가는 선과 등분면(等分面) 하나하나로 풀줄기를 만나고 있다
물결낱, 구름낱, 산낱, 하늘낱 하나하나를
수많은 겹눈으로 만나고 있다
그들의 꽃을 보고 있다
그들의 어느 곳 하나 꽃 아닌 게 없다
그들의 백분의 일이 하나같이 백분의 백이다
풀그늘에서는 벌레들의 울음낱 하나하나가
소리의 꽃이 되어 들려온다
내 귀의 고막도 수천의 꽃잎이 된다
백우선
전남 광양 출생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춤추는 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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