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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신작시> 폐사지에서 외 1편/이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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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장
댓글 0건 조회 2,402회 작성일 04-01-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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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훈

폐사지에서



적막 속에 뚝, 뚝 떨어져
빛을 머금은 돌들

버려진 돌들이 빛을 내는 건
안에 지워지지 않는 내력을 품고 있어서이다
한 번 묻히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푸른 입김,
불타기 전 종소리, 도끼에 찍힌 목어 울음
검은 육체들 속에 단잠을 자고 있다

돌을 열고 들어간다





꺼진 재 속



장작 다 태우고도 더 타오르고 싶은 불은
자기 다리를 잘라 태운다
다 사르고 나면 재 속에 낮게 깔린다
넘치던 불길을 지그시 누르며
꺼진 재 속은 한참이나 따뜻하다

이글거리던 불꽃,
혀의 춤, 무너져 촘촘히 쌓이는 숯,
솟는 불티와 하얀 연기…… 재 속에는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주저앉으며 이루어진
집이 있다

그 낮고 위험한 집에 살면서
사람들은 또다시 불을 꿈꾼다





이명훈
․1961년 충북 청주 출생
․2000년 ≪현대시≫ 등단
․2002년 ≪문학사상사≫ 장편소설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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