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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신작시/박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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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368회 작성일 05-01-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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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택



신작시|박주택․

남한산성 근처 농원에서
고추모종이며 상추모종을 사서
집에 앉힌 뒤 비로소 戶主가 된 기분
땅이 비로소 몸을 사뿐히 받아주고 있다는 기분
창이 밖을 지키고 奇蹟이 휜, 먼 곳의 圓 속에 서있을 때
덜 여문 열매만이 血眼처럼 깊어 힐끗, 만발하고    
닫히지 않는 門처럼 벽지가 서서히 떠오를 때
소파에 앉아 화분의 모종들을 바라본다
곳곳을 비추는 저 눈동자들
마음의 안에 불쑥, 솟아오른 저 관목들
門을 내몰고 쓰다만 편지를 가로채
幻影의 편에 섰던 운명들과 別居에 힘을
빼앗긴 몸과 마음이 자신이 점령해야 할 영토를
잠시 잊어버리는 동안
기척은 마른침을 삼키고 되돌아올 수 없는
것에 숨을 멈출 때 慰安처럼 모종들, 이파리를 흔들며
모두 나의 것이라고 여린 눈빛을 내몰아  
모두 나의 窓의 것이었다고




情念



한 마리 새가 비스듬히 받아주는 허공에
자신의 부레를 맡기고 깊숙이 사라지면
왁자지껄하게 교문을 나서는 아이들은
가야할 곳에 잠시 머뭇거린다
해는 아직도 나무를 비추고 그 나머지를
이동하여 공원의 의자를 비추는데
손 쓸 수 없는 情念만이 고스란히 자신의 처지에
주머니를 아낀다, 생각의 꼬리를 물고 情은
여름의 끝에서 여름의 끝으로 흐르고
갈 곳 없이 헤매는 발자국만이 날개를 부벼 목숨을 잇는다
해는 추억을 남기기도 하므로 이빨이
돋을 것이다, 바로 거기에서 해의 자식들은
발자국을 익히고 또 그것을 지우는 방법을
배우다 그림자를 늘려갈 것이다, 오줌으로
영역을 표시하며 단맛에 혀를 빼앗긴 채
마른 풀들이 사위는 꿈들에 노트를 바칠 때
지구의 저편에서도 情念의 헐떡거림에
지친 창문을 닫으리라

박주택
1959년 충남 서산 출생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ꡔ꿈의 이동건축ꡕ ꡔ사막의 별 아래에서ꡕ
시론서 ꡔ낙원회복과 민족정서의 복원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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