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10호<연재> 시로 쓰는 시론-2/김동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장
댓글 0건 조회 2,595회 작성일 04-01-25 11:26

본문

시로 쓰는 시론-2

김동호



5.
희미한 속 또렷한
또렷한 속 희미한
꿈과 시는 닮은 데가 많다

말이 명(命)을 따르지 못할 때
자주 나타난다
비상등처럼


6.
보석은
흩어져 있을 때만
보석인 것 같다
모아놓으면
다시 돌이 되곤 한다

어두운 길
더욱 어둡게 하는
뒷골목 네온사인처럼
화려한 모듬 소리는
흔히 화려한 허튼 소리
귀도 눈도
어지러울 때가 있다


7.
조금만 건드려도
와르르 무너지는 모래집
그러나 그 집 함부로 말하지 말자
그 집 허물어지지 않게 하는 것
그 집주인 “두더지” 씨가 제일 잘 안다
실수도 연료처럼 불이 되는 곳
부족도 반달처럼 활이 되는 곳  

사구(砂丘)가 아름답구나 일정치 않아서
생각도 흘러흘러 바다로 가네
무의식의 샘물이다 조율의 두레박이다
들이마신 것이 다 노래이다


8.
새로운 것만 보면 지남철이 되는
바람을 바람끼라 말하지 말자
그것 없으면 신비의 신약(新藥)도
혼혈의 미인도 생길 수 없다
돌로 빚은 짐승들만 덜그덕덜그덕
달빛에 체조하고 있을 것이다


9.
칼로는 안 된다 기교로도 안 된다
시간, 시간만이 눈물 없이도
군더덕지들 잘라낼 수 있다

먼 곳의 피리 소리 가까이 들리고
가까운 피리 소리 멀리서 들리고

기억 속의 돌들 다시 흙에 묻혀
수석이 되면서 수석(壽石)이 되면서




김동호
․1934년 충북 괴산 출생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ꡔ바다ꡕ ꡔ꽃ꡕ ꡔ피뢰침 숲속에서ꡕ ꡔ시산일기ꡕ 등

추천4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