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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교육의 문화 인프라> 교사들이 체험하는 교육문화 인프라/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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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장
댓글 0건 조회 2,904회 작성일 04-01-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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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실업계 교사의 안타까운 목소리

박 진 우(교 사)

우리 학교는 실업계 학교이다. 요즘 실업계 학교의 존폐 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는 날이 갈수록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느낌이다. 원래 사립 학교였던 우리 학교는 얼마 전 공립 학교로 전환하면서 새 교사(校舍)로의 이전과 더불어 근 3, 4년 동안 해마다 도내의 교육과정 운영 우수 학교로 뽑히고 교육 계획서 우수 학교 표창을 받았다. 또한 2001년부터 2003년도까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지정한 연구(시범)학교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우리 학교에 대한 평가를 하라고 하면 도내에서 가장 좋은 학교 시설을 자랑하고 있고, 7차 교육과정과 21세기 걸맞는 효과적인 교육과정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학교는 실업계 학교이기 때문에 나름의 교육관을 가지고 자신의 역량을 펼치기에 한편으로는 대단히 편리하고 적합한 면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계와 불편한 점도 많이 있다. 담당 과목이 국어이다 보니 내가 이 학교에 와서 주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학생들의 문예 창착 지도 활동과 도서실 운영이다. 초임 발령을 받아 이제 겨우 2년 반의 경력을 지닌 나는 벌써 도교육청과 시교육청에서 주는 상을 세 번이나 받았다. 물론 학교 업무를 그리고 교육을 어떤 보상을 바라고 한 건 아니었고, 모두 나의 초임 교사로서의 순수함과 열의였을 뿐이었지만, 실적 만들기 좋아하시는 교장 선생님 덕택에 초임으로서는 꽤 많은 상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다른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지만, 난 무척 부끄럽고 오히려 한편으론 슬프기까지 했다. 대체 내가 무엇을 얼마나 했길래 상을 받았으며, 과연 상을 받을 만한 자격 기준이 되었던가. 내가 생각하는 기준으로 보았을 때 또 내가 한 노력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것은 너무도 터무니없는 보상이며, 형식과 결과만을 중시하는 관료적 행태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어처구니없이도 내가 열심히 일구어낸 결과에 대한 실로 커다란 보상을 경력이 짧아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동료에게 빼앗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조금만 노력하면 그 결과로 인해 보상받고 또 경력이 많으면 특별한 노력 없이도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교육 현장이라는 셈이다. 그러나 조그마한 노력도 게을리한다는 것이 참으로 큰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상에서처럼 우리 학교는 꽤나 활발한 사업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많은 활동과 행사들을 개최하고 있다. 실업계 학교이기 때문에 정규 교육 과정은 좀 소홀히 운영되는 반면, 정규 교과 이외의 활동은 실로 왕성하다. 교과 이외의 활동이나 행사 등이 정규 교과 시간에도 이루어지며, 체육 대회나 학교 축제 등은 이틀 간 전일에 걸쳐 이루어지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행사 준비를 위해서 정규 교과 시간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형식적 교육 과정 외에 잠재적 교육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파행적 교육 과정 운영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더없는 즐거움을 주고 그들의 역량을 이끌어 내고 있긴 하지만, 왠지 찜찜하고 씁쓸한 기분이 들게 하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정규 교과의 소홀과 파행적 교육 과정의 운영이 없었던들 어찌 우리 학교가 앞서 말한 결과를 이룩할 수 있었겠냐마는 여기에서 희생되는 것은 결국 학생들인 것이다.
나에게 2년 반이라는 시간은 대체 학교 운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의문점만 들게 만들었다. 거기에 나도 역시 동참하고 일조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 이 학교에 발령을 받았을 때 실업계 고등학교라는 것이 나에게 무척 무거운 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아직 모든 것들이 서툰 나에게 아이들의 낮은 지적 수준과 문화적 결핍은 나에게 고통과 좌절을 맛보게 했다. 왜냐하면 너무도 다른 문화를 지니고 있는 아이들과 나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 반년 동안을 이러한 교육적 무지 속에서 한계를 느끼며 보내고 새 학기를 맞이했던 것 같다.
그러나 정말 나는 무지했던 것이다. 새 학기가 되고 나는 나의 무지를 점차 깨달아갔다. 아이들의 모습도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난 아이들과 너무도 잘 통하고 있었으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모든 것들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에게서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무한한 잠재력의 발견은 교과 수업 시간을 통해서도 이루어졌지만, 대부분은 특별 활동이나 학교 행사를 통해서였다. 다행히 우리 학교는 그러한 잠재력 발현의 기회가 많았다.
우리 학교는 학교행사가 유난히 많다. 제대로 된 교육 과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 대학 입시라는 목표가 없기 때문에 매우 자유롭다. 물론 뒤늦게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실업계 학교라는 명분 하에 대부분의 실업계 고등학교가 운영하는 진학반이라든지 스터디 활동은 없다. 교육인적자원부 연구(시범)학교 운영 과제인 학생들의 ‘진로 정치’를 위해 진학을 위한 학생들에게 각 대학의 입학 정보가 제공되고 있긴 하지만, 철저하게 취업을 목표로 전인적 인간을 만들고자 할 따름이다.
좀 굵직한 행사로는 춘계 백일장대회, 스승의 날 맞이 특별공연, 체육대회, 합창대회, 독후감 발표대회, 학교축제, 현장체험학습, 학생의 날 맞이 특별공연, 진로정보 박람회 등이 있다. 이는 형식적 행사로 끝나지 않고, 하루나 이틀에 걸쳐서 아주 대대적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이러한 행사의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며, 행사 자체도 매우 규모가 크고 성황리에 진행이 된다. 외부인이 우리 학교의 행사를 보고 많이들 놀라워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행사의 규모와 결과만을 가지고 성공을 말할 수는 없다.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문제인 것이다. 성공리에 마친 몇몇 행사 때문에 정규 교과 과정은 철처히 무시되고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또한 그 밑바탕에는 실업계 학생들은 정규 교과를 소홀히 해도 된다는 의식이 깔려있는 것도 같다.
물론 정규 교과를 완벽히 운영했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이 되었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정규 교과의 기본적인 운영조차 무시된다면 결국 학생들의 학력 저하 및 인간적 자질의 결핍을 가져오지 않겠는가. 우리 학교의 3학년 아이들, 그리고 취업이나 진학을 앞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안타까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결국 교실 안과 밖에서 학생들의 내실을 채우고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학교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그 끼의 일부를 발산시키고 있기는 하나 학교 행사에 주체가 되지 못 하고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교사들에 의해 수동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학교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것은 일단 접어두기로 하겠다. 2년밖에 되지 않은 나의 눈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교육의, 학교의 일들을 나의 부족한 교육적 안목으로는 비판하기에 벅차다. 다시 그나마 내가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문예 창작 지도 활동과 도서실 운영의 문제점들에 대해 얘기하기로 하겠다.
내가 학생들의 문예지도 활동을 담당하게 되면서부터 우리 학교 학생들은 교외의 각종 백일장 대회에서 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건대 난 문예 지도를 한 적이 없다.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친 거라곤 간단한 원고지 사용법 정도였다. 창작된 작품을 교정해 주는 과정에서도 난 맞춤법과 어색한 표현만을 지적해 주었을 뿐 대단한 지도를 한 적이 없다. 너무 무책임한 지도이지 않은가? 그러나 학생들은 참가하는 대회에서마다 장원을 차지했고 규모가 큰 전국 대회라 할지라도 적어도 입선이나 가작을 했다. 심지어 한 대회에서 고등부 상을 우리 학교 학생들이 모두 휩쓴 일도 있었다. 모두 온전히 학생들 스스로가 해낸 성과였다. 시 창작에 탁월하여 모든 대회에서 장원을 휩쓴 한 학생은 지역 모 주간지의 인터뷰를 받기도 했다. 처음엔 다들 그냥 크게 놀라워하더니 입상의 빈도가 더해 가면서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고, 백일장 대회에서 우리 학교의 명성은 날로 높아갔다.
고백했다시피 나는 문예지도를 한 적이 없다. 그러나 나는 열의와 관심을 가지고 학교를 통해 접수된 거의 모든 글쓰기 대회에 아이들을 내보냈고, 때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교외 행사에 참가하여 입상을 해 오는 경우도 있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은 자신감을 획득했고, 어쩌면 인생의 첫 실패라는 실업계 진학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도 같았다. 이 학생들 중 대부분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고 취업을 목표로 학교에 들어왔던 아이들도 선생님과 학부모님의 권유로 진로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편으로는 입시 부담이 없는 실업계 학교라는 잇점이 작용했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교외 대회에 참가하려면 한나절 또는 하루를 학교에 빠져야 한다. 그만큼 수업 결손이 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즐거워하고 적극적으로 참가하려고 한다. 여기에는 수업에 대한 기대감이나 결손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학생들 덕택에 난 상을 받았고, 그래서 난 부끄러웠다. 물론 열의와 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아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했지만, 특별히 내가 문예지도 능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교사의 작은 노력에도 아이들은 크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풍부한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단지 실업계 학생이라는 이유로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으며 방치해 두었던 선생님들의 무지가 몹시도 슬플 뿐이었다.
그러나 학교는 이러한 기대 이상의 결과에 만족스러워하고 뽐내기만 할 뿐 학생들을 위해 아무런 보상도 창작 활동을 위한 어떠한 지원도 해주지 않는다. 이러한 특기를 가지고 학교의 명예를 드높인 학생에게 특별 장학금을 지원해 준다든지 하는 보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익자 부담의 문예 특기․적성반을 만들어 놓고 오히려 학생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
7차 교육 과정에서는 정규 교육 과정 이외에 방과후 활동을 이용하여,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특기․적성 계발을 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기․적성 교육을 위해 학교는 전문적인 외부 강사를 초빙한다든지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계발에 노력하지 않는다. 우리 학교의 경우는 주로 컴퓨터 활용 능력 향상 및 자격증 취득을 위한 컴퓨터 실습반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데, 컴퓨터 활용과 자격증 취득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특기와 적성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며, 그나마 개설된 다른 프로그램은 이름만 거창했지 학생들에게 흥미를 끌지 못 하여 중도에 없어져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서류상으로만 운영이 되고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는 이러한 교육 정책을 학교가 보여주기 위한 명목으로 형식적으로만 운영할 뿐 내실을 기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학교의 거의 모든 것들이 형식에 치우친 부분이 많지만 수익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특기․적성 교육의 경우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기에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학교가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흥미있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전문적인 외부 강사 유치를 위해 노력한다면 특기 적성 교육의 파행적이면서도 부진한 운영이 없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 뿐이다.
다음은 학교 도서실 운영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지금 한창 교육부에서 거대의 예산을 확보하여 모든 학교에 도서실을 설치하고 기존의 도서실을 리모델링 해준다며, 도서관 사업 계획서를 각 학교에 제출하라고 하고 있다. 나도 현재 도서실을 맡고 있는 관계로 그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느라고 지난 며칠을 고생했다. 온전히 혼자서만 말이다. 한 학교에 3천에서 5천만 원씩을 지원해 준다고 하니 실로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전까지 독서 교육을 독서 담당 교사에게만 미루고 독서 교육 방법을 계발하라고 하던 교육부도 조금은 정신을 차렸는지 학교 도서관을 활성화하고 정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 외치니 실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사업계획서를 만들면서 계속 한숨이 나왔다. 일단 재정적 지원을 해준다니 예산 확보를 위해 학교와 싸울 일은 없어져 다행스럽지만, 그 대단한 작업을 누구와 하냐는 말이다. 불행하게도 그 사업 지원비에는 인건비는 포함이 되어있질 않다. 돈만 줘서 설비만 갖추면 된다는 식이다. 전문 사서 인력을 비치해 도와준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동력을 제공해 준다는 것도 아니고, 그 일을 대체 누구 보고 하라는 얘기인지. 그 많은 장서와 서가를 어떻게 옮기고 분류 배치하라는 것인지. 결국 학생들과 나의 몫이 될 것이다.
학교 도서관을 설치․운영해 본 선생님이라면 모두들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내가 도서실을 맡기 전에 도서실을 담당하셨던 선생님은 학교를 이전하면서 박스에 봉해져 도서실 한쪽에 쌓여 있던 책들을 모두 꺼내어 일일이 도서 대장과 맞추어가며 도서전산화 작업을 하고 서가에 비치하였다. 그 일을 그 선생님 한 분과 학생들이 한 것이다. 실로 엄청난 작업이었다. 전문 사서가 아니기에 도서 분류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또 본연의 업무인 수업을 거의 못 하고 있는 실정에도 학교는 사서 인력을 보조해 주는 아주 작은 노력도 하지 않고 방관하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 선생님은 업무 분장을 이유로 너무 큰 희생을 당했으며, 선생님을 도운 학생들도 근 한 달여 동안을 수업을 듣지 못 하고 도서실 일에 매달려야 했다.
그 선생님의 희생으로 도서실이 그나마 모양새를 갖추었고 1학기가 다 지나고 2학기가 되어서야 도서실이 문을 열 수 있었다. 문을 열고도 그저 학생들이 잠깐 들러 도서를 대출하고 반납하는 장소에 불과했다. 내가 그 도서실 업무를 인계받았을 때까지도 그랬다. 도서실의 역할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은 도서실이 그 정도의 기능이 전부가 아닌가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저 학생들이 책을 많이 빌려 읽으면 활발히 운영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교 도서관은 실로 무한의 공간이다. 이번에 교육부에서 학교 도서관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이유도 도서관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도서실을 맡게 된 것은 자발적이었다. 학교 도서관이야말로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과 놀이의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서실에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고 인격 수양을 하여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있기를 나는 바랬다. 그러나 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한계가 있었다. 우선은 연구실에서 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도서실 문은 아침 조회시간 전과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는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내가 상주해 있어야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라도 도서실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도서실 문이 항상 열려 있으니 학생들이 그 전보다 도서실을 자주 이용하게 되었고, 그 전까지 골칫거리였던 기일 내 미반납자들도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또 나는 국어 수업을 도서관에서 하였다. 목적은 아직까지 한 번도 도서실에 와 보지 않은 학생들에게 도서실로 발걸음을 유도하기 위해서였고 도서실에 있는 자료를 수업에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은 수업 시간 종이 울리기 전부터 도서실로 몰려들었고 도서실에서의 수업을 즐거워했다. 가끔 너무 나른할 때 수업 대신 책을 읽게 해주면 더없이 기뻐하게 되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독서 교육 및 도서실 활성화를 꾀하고 노력해 보았지만 많은 한계에 부딪쳤다. 아주 기본적인 냉난방 시설조차 제대로 되질 않아, 추운 겨울에는 도서실 상주 및 수업이 불가능했다. 또 열람대 외에 수업 활용 도구가 전혀 구비되어 있질 않아 창의적인 수업은 힘들었다.
교육부에서 대대적으로 학교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해주어, 첨단화된 도서실에서 수업하고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워갈 아이들을 생각하니 기쁘기 한이 없지만, 한편으론 그 힘든 작업에 뛰어들어야 하는 나는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학교 도서관은 학생들이 꿈을 찾아갈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학생들의 내실을 키울 수 있는 곳이다. 내가 지금까지 우리 학교의 파행적인 교육 과정 운영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이 학교 도서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리하여 다음엔 내가 진정으로 노력한 대가에 대한 부끄럽지 않은 상을 한 번 받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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