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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호/신작시/박해미/선암사 홍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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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34회 작성일 19-07-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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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호/신작시/박해미/선암사 홍매 외 1편


선암사 홍매 외 1편


박해미



꽃 피고
꽃 지고
또 꽃 피고
또 꽃 지고
또또 꽃 피고
또또 꽃 지고
또또또 꽃 피고
또또또 꽃 지고


선암사 후문後門, 노스님 가부좌로 앉아 계신다.

꽃 지고
꽃 피고
또 꽃 지고
또 꽃 피고
또또 꽃 지고 또또 꽃 피고
또또또 꽃 지고
또또또 꽃 피고
 
천 년을 등에 업고도 졸고 계시는 노스님
업業 하나 건너지 못한 채 가지에 걸린 내 꼰지발, 여전히 붉다.





동사무소 식물담당


  제증명 발급담당, 민방위, 안전총괄담당, 상하수도, 산업, 도시계획, 도시재생담당, 문화예술담당, 주민자치, 총무, 기획, 감사, 선거, 회계, 예산, 정보통신, 지역경제담당, 보건방역담당, 기초수급, 자활근로, 공공근로, 어르신일자리담당, 아동, 여성복지,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보육담당, 장애인복지, 노인복지, 방문상담, 복지사각지대 발굴, 맞춤형복지담당, 가끔은 감 내놔라, 배 내놔라, 단골민원 돌려보낸 후 사무실 앞마당에 나가 그 민원 모르게 쫀 가슴 햇살에 펴 보기도 하는 성실한 동사무소 직원들의 담당업무 내역이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손바닥선인장, 산수국, 송엽국, 까마중, 부레옥잠, 연잎의 넓이를 살피는 내게 식물담당인갑다, 어르신 한 말씀 하신다. 날마다 공공근로 오시면서 내 모습 보셨나보다. 풀숲 들꽃만큼이나 꽃 이름 다 찾지 못하고 나뭇잎 한 장의 깊이를 읽는데 서툴러도 식물담당인갑다, 슬그머니 업무 하나 더 얹으시는 어르신 말씀에 하루가 환하게 열린다





*박해미 1993년 《예술세계》로 등단, 시집 『꽃등을 밝히다』. 한려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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