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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호/신작시/한수재/수음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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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29회 작성일 19-07-0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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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호/신작시/한수재/수음 외 1편


수음 외 1편


한수재



어느 손가락이 문을 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괄약근과 배꼽, 명치와 정수리를
세우는 밤은 깊고 어둡다
너로 향할 때마다 뻐근했던 창자였던가
영혼 하나가 이리 가벼운 것이라면
이미 죽은 것일까
약으로 배가 부르다가
각자 몰라보다가
얼굴 없는 얼굴로 한 페이지를
그럭저럭 말아먹다가
생각이 처음 몸에 들어온 구멍처럼 있자니
거울 안에서는 왜 이리도
서럽고 투명한 것이냐
사산의 시대
쓰는 것이나 싸는 것이나
사는 것이나 싸는 것이나
다 같은 말
지저분해지고 말끔해지고
마음을 부려 따스했던 우연
그런 별은 없다는 걸
그래도 그렇게 불러 볼 수 있다면
차마 울지 못하고 설레였다고
시력을 잃어가는 푸르고 창백한 시간에
그 어떤 신호도 잡히지 않는
내가 태어나기 전 머물 던 세상
다행히도 나에게는 없는
자궁 밖에서는 신성한 잎들이 지고 있다





어떤 갈등



눈을 맞추지 못하고
폭풍 속으로
걸어가는 동그라미를
그리는 내 손가락을
신중히 보고 있다


언젠가는 말해야 될
아니더라도
나중에는 알게 될
그것을 고민하고 있는
너의 입이





*한수재 2003년 《우리시》 로 등단. 시집 『싶다가도』, 『내 속의 세상』, 『그대에게 가는 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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