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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호/신작시/오영미/녹색의 연못, 수련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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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07회 작성일 19-07-0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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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호/신작시/오영미/녹색의 연못, 수련 외 1편


녹색의 연못, 수련 외 1편


오영미



그러는 사이 나의 눈은 백내장으로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희귀한 꽃들을 재배하며 꾸민 정원은 모두 녹색


연못에 수련을 심었다
아이리스를 심었다
정원 곳곳에 벚나무와 버드나무를 심었다


수면과 수련이 나란히 누워 있다
연못은 더 이상 투명하지 않았다
물 위 하늘은 반사되지 않았고
식물도 물 속에서 흐릿하다


수평선이 없는 연못
영역이란 구별되는 것이 아닌
부유하다 통합된 회화의 추상적인 그림자 탐색이다


그러는 사이 눈부시게 빛나는 색채의 리듬은 사라졌고
내가 상상으로 그리는 정원 속 연못에 수련과 아이리스의 붓을 심기 시작했다





생명나무



제 몸 찢기어 너덜거려진 힘줄 하나 붙잡고 꽃피우는 저 나무를 보아,


한겨울 얼었던 몸 풀어 생명 끊기지 않도록 이어가려는 저 질긴 나무 좀 보아,


팔다리 꺾인 채 새싹 밀어 올려 물기 쏟아내는 숭고한 가문의 저 찬란함
 
내 한 생 찢기고 얼어 꺾여도 유구한 역사의 얼 살려가려는 기구함 앞 저 당당한


생각해봐, 다가오는 그 날 너의 생명 뿌리는 어디를 향해 뻗고 있을지 가만히 점을 쳐 보아





*오영미 2015년 《시와정신》으로 등단. 시집 『벼랑 끝으로 부메랑』, 『올리브 휘파람이 확』, 『모르는 사람처럼』, 『서산에 해 뜨고 달뜨면』. 에세이집 『그리운 날은 서해로 간다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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