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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호/신작시/임인택/손금과 바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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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90회 작성일 19-07-0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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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호/신작시/임인택/손금과 바다 외 1편


손금과 바다 외 1편


임인택



푸른 초원의 가장자리를 키우는 햇볕, 호수는 달빛이 만든다.
그 시야와 시선 사이 어두운 계곡에 실금처럼 그어진
태생의 화인이 찍혀 있다
물과 불, 빛과 어둠이 만들어 낸 삭제되지 않은 문장
시간의 물결 따라 닳거나 패어, 볼록렌즈 아래 더욱 선명하게
백두대간이나 금강 물소리로 드러나는 실선이 흐른다
점술가가 내린 단명의 선언에 힘스레 쥐었던 주먹이 풀리던
싱싱한 날의 실연과 허황을 생각한다
손금처럼 흐르는 강물 메마르면 절명한다는 점서의 활자에도
까딱하지 않고 물은 말없이 스미거나 굽이굽이 흘러 모이고
바다는 품처럼 땀 흘린 것들을 호명한다.
오래도록 썩지 않는 빛과 소금 무궁꽃으로 일렁인다.
캄캄할수록 환히 빛나는 하늘 별빛을 고요히 안고
절벽 바위의 굳게 닫힌 문을 간절하게 두드리는 해수가 깊고 푸르다. 
창백한 모래가 빙문하던 날들
하얀 파도의 혀끝이 돌올하게 새긴 종횡서 낱장 위에
움푹 움푹 낙관을 찍는 손이 역설처럼 감겼다 풀린다.





부재



그리운 맛은 그리운 기억을 호출한다
부재의 존재가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외식 자리에  밑반찬으로 차려낸 멸치 볶음
생전에 좋아하시던 청양 고추 볶음 멸치 올랐다
고봉으로 떠 자시던 보리 숟가락
이 엄동설한에 누워 계실 아버지의 발가락이 얼어서
유토피아와 헤테르피아 세계에 눈이 내린다
피안 차안 그 경계 세 가락이 혼재하는 언어 밖의 체위
삼각 초점이 흔들리며 젓가락이 일행의 물음에
속마음을 들켰다
우포 늪지 가장자리 같은
습한 눈꼬리 세 개 옛날에 있다





*임인택 2018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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