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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문학의 인프라> 출판문화의 르네상스를 위한 제언/신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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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장
댓글 0건 조회 2,487회 작성일 04-01-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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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문화의 르네상스를 위한 제언


신 종 호
(시인. 도서출판 북새통 실장)




1. 풍경
당신도 인생역전을 해볼 생각이 없냐는 지하철 광고문안 때문에 로또복권을 샀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왜 말을 하지 않았는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정직한 보통의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노력보다는 우연뿐이라고 믿는 사람들이(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내심 놀랐다) 은행에서 6개의 행운번호를 조립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나같이 시를 쓰는 시인도 합류를 해서 인생을 역전해 보겠다는, 물론 나만의 경험일 수는 있겠지만, 현실이 씁쓸하다. 어느 시인이 내게 시를 써서 먹고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말은 그렇지만 그의 바람은 소박하다. 돈을 벌 욕심은 추호도 없다. 단지 열심히 좋은 시를 써서 시집을 출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출판사들은 시집출판을 꺼리고 있다. 논리는 단순하다.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MBC에서 진행하고 있는 ‘느낌표’ 프로그램을 보면 두 코미디언이 길가는 사람을 잡고 ‘이 책을 읽어보셨나요?’라고 물어본다. 읽었다고 대답한 사람들 중 간단한 사실 확인을 한 후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을 정해진 시간 안에 마음껏 가져가도록 하게 한다. 허겁지겁 정신 없이 책을 꺼내는 모습을 보며 과연 저 책을 다 읽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동네 대형슈퍼마켓의 ‘땡처리’ 품목을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필요 이상 사가는 아줌마들처럼, 책의 내용이 뭔지 그 책이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없이 책을 가져가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 TV를 통해 방영되는 것이 우리나라의 문화적 현실이다.
주간마다 집계되는 베스트셀러목록에는 느낌표 선정도서들만이 진을 치고 있다. 느낌표=베스트셀러라는 공식이 출판가의 지론이 되어버렸다. 좋은 책을 만들려는 기획자들의 노력은 무의미해져 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인문과학서들의 출판이 협소해지고 있는 실정인데 설상가상으로 ‘느낌표셀러’까지 합세를 하였으니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런 실정 속에 있다보니 시집을 출판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대형출판사들은 안 그래도 효자상품으로 취급되는 잘 팔리는 책(주로 대중의 불안심리에 편승해서 이 책을 읽으면 당신도 부자가 된다거나 아니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실용서)도 많은데 거기에다가 느낌표까지 선정이 되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중소출판사들은 쓸만한 책을 내고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좋은 책을 만들겠다는 의식보다는 먹고살아야 한다는 생존의 논리가 지배적이 되어버렸다.
로또복권의 열풍은 부익부 빈익빈의 자본주의적인 구조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모든 길은 상품으로 통하니 누구도 상품의 길에서 벗어나면 굶주리게 된다는 자본주의의 계명에 따라 우리의 영혼도, 그 영혼의 값진 울림을 담고 있는 ‘책’도, 책을 읽는 사람들도 모두 어떻게 하면 대박을 터뜨려 인생을 역전해 볼까라는 기이한 환상 속에서 저마다 우울한 블루스를 추고 있다. 생존의 논리가 지배적이 된 사회에서 어디 문학이나 정신이 온전히 살아남겠는가? 오늘도 TV에서는 문화적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떠들고 있다. 항상 모든 문제는 구조에 기인하는 것이라 말을 한다. 따지고 보면 ‘구조’ 혹은 ‘구조적 개선’이라는 말은 항상 무책임하고 추상적이다. 그래서 작금의 출판문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출판사, 서점, 독자’의 관계 속에서 생각해보고 그것의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차원에서 논의를 전개해보고자 한다.

2. 현실
필요에 의해서 생산하는 것과 판매를 위해서 생산하는 것은 다르다. 판매는 이윤을 전제로 한다. 하나의 상품에 투여된 노동량의 가치가 100인 상품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갈 때는 150원이 된다. 전자는 노동력에 대한 가치(제작원가라는 말로 표현되는)이고 후자는 상품에 대한 판매가격이다. 100원에는 이미 생산 자본가의 이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유통 과정에서 50원이라는 이윤이 유통 자본가에게 추가되는 것이다. 맑스는 다량의 상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이윤이 극대화된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생산과 유통을 동시에 하고 있다. 그러니 얼마나 엄청난 이윤을 챙기고 있는가?
앞에서 이야기한 것은 일반적인 상품 유통의 경우이다. 그러나 책은 여타의 상품과는 성격이 다르다. 한 기업의 TV 만대가 유통되는 것과 한 출판사의 책 만 권 유통된다는 것은 다르다. 단일품목으로서의 TV 만대와 저자와 내용이 다른 책 다섯 종을 이천 권씩 만 권 유통한다는 것은 동일 출판사의 ‘책’이라는 동질성은 가지고 있지만 이익 발생의 정도가 다르다. 다섯 종의 책 만 권을 팔아도 출판사에게는 이익발생이 없다. 그러나 한 종의 책을 만 권 유통시키면 이익이 발생한다. 이점이 출판유통의 특수성이다. 일반적으로 출판사는 정가의 60~70%, 도매상은 10%, 서점은 20~30%를 마진으로 나누어 갖는다. 출판사의 마진은 제작단가, 인쇄, 배본비를 다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초판을 팔아도 비용대비해보면 남는 게 없다. 대부분 오천 부 정도는 소화가 되어야만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인문과학서 같은 경우는 초판을 소화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출판사들이 인문과학서나 시집의 출판을 기피한다.
서점은 팔리는 책에 대해 항시적으로 20~30%의 이익을 보장받는다. 속된 말로 앉아서 팔기만 하면 된다. 책은 필요에 의한 구매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도매상에서 책을 받아 팔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안 팔리는 책은 반품을 하면 되니 걱정도 없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온라인 서점이 할인판매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서점이 도산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동네 소형서점의 피해가 심각하다. 30~50% 정도를 할인해 주는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면 집으로 직접 배달까지 해주니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예전처럼 서점을 찾을 이유가 줄어들게 되었다. 온라인 서점은 도매와 소매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고 있다.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30~40%정도 할인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온라인 서점도 계속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는 배송비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정가의 50~60%에 받아 30~40% 정도의 할인을 해주고 배송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익을 남기기가 어렵다.
외형적으로는 급성장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 현재 온라인 서점의 공통된 실정이다. 그리고 온라인 서점은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나 신간을 위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하다. 전문서나 전공서적은 출판사의 출고율이 8~90%이기 때문에 할인을 거의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서점을 ‘문화의 실핏줄’이라고 비유한다. 현재 오프라인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들은 양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은 고객의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온라인 서점은 자체 수익구조를 형성하지 못 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요인은 결국 출판문화 전반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요즘, 독자들은 책을 제값 주고 샀다고 하면 바보라는 생각들을 한다. 인터넷을 통해 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왜 서점에서 정가로 책을 구입하느냐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책은 여타의 상품과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많이 찍을 수가 없다. 다량으로 꾸준히 판매가 되는 것이라면 박리다매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3~50%정도 할인할 수 있다는 것은 할인을 전제로 해서 정가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독자에게 30%할인을 해줄 것을 전제로 해서 출판사들이 정가를 올리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책값이 예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조건 싸게만 사려는 심리는 결국 명목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을 핵심적으로 요약해보면 출판사는 돈이 되지 않는 책을 출판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고, 문화의 핏줄인 서점들(지역서점, 온라인 서점)은 경영의 어려움으로 도서 공급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 하고 있으며, 독자는 명목가격의 상승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개별적인 사업주체들의 이익개선이라는 차원이 아닌 ‘출판문화의 성숙’이라는 문화적 패러다임으로 보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아울러 국가의 적극적인 보조와 확고한 정책수립이 없으면 반복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3. 르네상스
도서정가제는 출판문화의 성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출판 및 인쇄 진흥법’에 따라 2월 27일부터 발행일 기준 1년 미만인 책은 정가로만 팔아야 하며, 온라인 서점은 10%까지 할인 판매할 수 있다는 요지의 ‘도서정가제’가 실시된다. 도서정가제의 문제는 그동안 출판유통의 뜨거운 감자였다. 독자들은 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온라인 서점은 소비자의 권리옹호와 자유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찬성을 했다. 반면 오프라인 서점과 출판사는 지나친 할인으로 인한 출판 유통과 출판문화의 붕괴라는 차원에서 반대를 했다. 이러한 논쟁에 정부가 개입을 해서 정가 판매의 원칙과 제한적 할인을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출판사와 서점의 양측은 정가제 세부시행에 대한 부분적인 문제제기는 있었지만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쪽은 없다.
온라인 서점들은 내심 정부의 이러한 결정을 반기는 실정이다. 같은 온라인 업체끼리 과다한 할인 경쟁으로 인해 서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오히려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었다고 불만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도서정보와 고급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인터넷 서점들은 과거처럼 가격 경쟁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고급 정보와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점을 공히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며, 실제로 그러한 독자 서비스를 현재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서점도 다양한 고객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알찬 도서 정보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 온・오프라인 서점의 공통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도서 정가제의 실시로 다소 안정된 도서 유통 구조가 확립된다면 출판사들에게는 자신들의 개성과 특성에 맞는 출판 기획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문과학서의 출간이나 시집 등과 같은 출판의 안정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많이 팔릴 수 있는(상업적인 성격이 강한) 것만 집중 기획을 해서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도 있다. 유통을 안정시켰으니 이제 좋은 책을 만들라는 식으로, 출판사나 출판 기획자들의 양심이나 의식에 호소할 수만은 없다. 도서 정가제는 유통의 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해 줄 수는 있지만 책을 통한 인문과학의 부흥까지는 해결할 수 없다.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력이 없는 상품은 사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책을 상품으로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누구도 이윤을 포기해 가면서 좋은 책을 출간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현실의 논리를 무시한 채 무조건적으로 상업적인 것은 나쁘다는 식의 논리는 지적 독단이다.
학술도서 출판과 기초학문 토대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문화관광부가 지난 97년부터 매년 약 4백 종의 학술도서를 선정, 각 도서당 약 5백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학술원은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2000년부터 2002년 사이에 출판된 학술도서 가운데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해 총 3백73종을 선정해서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씩을 지원했다. 그러나 심사과정과 특정 출판사들의 집중 선정 등으로 공정성의 문제가 심심지 않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예진흥원에서는 문학창작의 활성화를 위해 매년 개인당 500~8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문학인 중 41.7%는 ‘문예진흥원의 지원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국 이러한 문제제기는 정부 정책의 체계성 부족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판단되어진다. 많은 출판사들(특히 중소 출판사)과 좋은 작품을 가지고 있으나 창작집을 내지 못 하고 있는 문학인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행정의 체계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출판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유통의 안정화와 정부의 지원도 중요한 사항이지만 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종이의 발견과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과거 위대한 작가들의 영혼을 지금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책은 인류의 문화의 소중한 유산이다. 컵라면처럼 일회적으로 사용되고 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책을 일반 상품처럼 생각을 해서 무조건 싸게 사려고 한다면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비싸게 사라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제값을 주고 사자는 말이다. 소설가 이외수는 작가들이 ‘혼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는 작가를 상업적으로만 대우를 하는 출판사와 작가의 노고는 생각지도 않고 무조건 싸게 사려고만 하는 풍토를 겨냥한 이야기다. 만 원짜리 책에서 작가가 받는 ‘혼값’은 천 원이다. 그나마도 천 원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작가는 많지 않다. 이런 실정에서 전업 작가의 꿈을 꾼다는 것은 나는 굶고 살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심정적인 배려가 아닌, 출판문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작가들에 대한 처우가(인세) 현실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독자의 눈이 필요하다. 서두에서 언급했지만 ‘느낌표’ 도서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은 결국 독자들의 안목에도 일견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느낌표 선정도서의 내용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양한 영역의 책들이 골고루 팔리기 위해서는 독자들이 좋은 책을 살리는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독서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할 수 있는 입법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문화적인 안목은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학입학 전까지는 입시교육에 시달리고 대학에 들어와서는 취직을 위해 영어공부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이 전혀 책을 보지 않고 있다는 통계 결과는 바로 독서교육의 부재 때문이다. 독서교육의 필요성은 출판유통의 안정화보다 더 본질적인 것이다. 무조건 책을 읽자는 식의 단순무식한 논리로, 그러나 뭐라고 반박할 수 없는 선의로 무장된 일방적인 강요로 진행되고 있는 TV의 독서운동이 아닌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를 감식할 수 있는 눈을 키워주고 그들이 스스로 좋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범국민적으로 독서를 하자는 운동을 미디어가 나서서 주도를 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내가 알고 있는 한)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4. 희망
지금까지 거칠게, 적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출판관계자라는 입장이나 혹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부담감(남들이 보는 데 잘 써야지라는 의식적인 억압)을 가지지 않고 느끼는 그대로의 문제점들을 나열해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대책을 마련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정리를 해보았다. 결국 이 글의 핵심은 이렇다. 팔리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논리에 의해 좋은 책들이 죽어가서는 안 되겠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출판유통이 안정화되어야 하고, 작가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어야 하고, 출판사에 국가의 지원과 독서교육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국민들의 문화적인 안목을 키우자는 것이다. 해놓고 보니 내가 대통령이 되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상한 허무감이 든다. 이것은 매번 문제를 제기하지만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풍토에 대한 배신감의 흔적일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나라살림 전반에 대해 개혁을 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화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믿어봐야 하겠다. 왜? 희망이 없다면 이 어려운 세상을 어찌 살겠나.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고, 그리고 그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 하나의 주요 고리를 들어 올리면 모두가 해결될 수 있다는 모택동의 모순해결 방식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감탄을 한 적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 문제해결의 주요 고리로 ‘독서교육의 법령화’를 강력 주장하며 글을 가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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