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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신작시/그 가벼움 외 1편/최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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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장
댓글 0건 조회 3,063회 작성일 04-01-0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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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원
그 가벼움


……살고 싶다. 살랑거리고 싶다. 웃고 싶다
비행한다 나는, 비행의 가벼움을 배반한다
떨어짐으로부터, 태어남으로부터, 빗겨간 무수한 환영으로부터
다시, 기억의 자궁 속을 가장행렬한다
공포의 흰 나루터를 흐르는 밤하늘
어둔 나의 줄기엔 그늘지고
너의 마른 꽃잎은 눈동자처럼 만개하리
나, 너로 인해 바라보게 된 세상의 밤으로부터
막 뭍에 떠오른
터럭
그 숫한 가벼운,





거대한 사랑


미움의 힘이 이렇게 클 줄이야!
그 에너지의 파장이 이토록 광대무변할 줄이야
하늘의 행성들이 만나 서로 어루만지게 할 어느 우주의 빅뱅 때
정지되고 사라져 간 꽃잎파리까지 모두 불러모아
바위에 떨어뜨려 없어진 한순간 그 증발의 자욱들
다시 시퍼렇게 피게 할 줄이야
도무지 사랑함이 아니어서
한순간도 사랑할 수 없었던 마음의 자책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마음들
오히려 거대한 미움으로 남아 가라앉는 해질 무렵
홀로 지구의 산꼭대기에 앉아
저녁해 건너 그 거대한 미움의 힘이라는 걸
휘날리는 깃발에 실어 먼 하늘에까지 흘러내리니
이건 분명 강력한 힘을 지닌 또 다른 힘
사랑의 변종
향과 맛이 더 강력한 독버섯 같은 씨 덩어리
얼기설기 비집고 자란 앉은뱅이 미움의 힘이
언 피를 녹이고 굽은 뼈에 물을 주어
작디작은 너라는 씨
너를 꽃피워 사랑하게 했음에랴
네가 있는 우주와 하늘을 눈물 젖게 했음에랴
그 미움의 힘, 이렇게 클 줄이야,
이렇게 찬란한 줄이야
고통에 찬 육신의 날개,
쓰다듬어 공중에 뜨게 할 줄이야


최영원
․1965년 서울 출생
․1987년 ≪동서문학≫으로 등단
․주요작품에 「문」 「슬픈 영화에는 가끔 그녀가 나온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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