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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신작시/적막강산 외 1편/이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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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장
댓글 0건 조회 2,824회 작성일 04-01-0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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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
적막강산


버려진 토종벌통처럼
나는 지금 적막도 하구나

지난 여름
분주히 드나들던 꿀벌들은
돌아오지 않고

눈은 쌓여서
꾸역꾸역 입을 틀어막나니

이대로
이름 없는 부도가 되어
적막강산에 묻힌들
묻힌다한들

누가 있어
이 서러운 눈보라를
내 몸에 새기겠는가
새겨 무엇하겠는가

눈사람처럼 녹아
없어질
이 마음의 부도밭에




적막강산 2


마룻장을 뜯어 하늘을 가릴까
내장을 꺼내어 허공에 널까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실컷 패줄까

적막강산이여
적막강산이여
무한천공에 팔뚝질이여


이홍섭
․1965년 강릉 출생
․1990년 ≪현대시세계≫ 시, 2000년 <문화일보> 문학평론 등단
․시집 『강릉, 프라하, 함흥』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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