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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신작시/적막강산 외 1편/이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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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
적막강산
버려진 토종벌통처럼
나는 지금 적막도 하구나
지난 여름
분주히 드나들던 꿀벌들은
돌아오지 않고
눈은 쌓여서
꾸역꾸역 입을 틀어막나니
이대로
이름 없는 부도가 되어
적막강산에 묻힌들
묻힌다한들
누가 있어
이 서러운 눈보라를
내 몸에 새기겠는가
새겨 무엇하겠는가
눈사람처럼 녹아
없어질
이 마음의 부도밭에
적막강산 2
마룻장을 뜯어 하늘을 가릴까
내장을 꺼내어 허공에 널까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실컷 패줄까
적막강산이여
적막강산이여
무한천공에 팔뚝질이여
이홍섭
․1965년 강릉 출생
․1990년 ≪현대시세계≫ 시, 2000년 <문화일보> 문학평론 등단
․시집 『강릉, 프라하, 함흥』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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