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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제2회 리토피아인터넷청소년문학상 우수상작품/<시>/비바리새 외 2편/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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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새 외 2편
안타깝이 비바리새
섣달 그믐
빈 바다를 삼킨다.
시큼한 북서풍 타고 들려오는
날이 선 울음소리.
'어멍은 아직 살아있지예?'
…….
매운 달빛 젖감질한다.
*안타깝이 : 제주 방언으로 안타까워하는 사람의 별명
*비바리새 : 처녀로 죽은 해녀의 영혼이 들어있다는 새
*'어멍은 아직 살아있지예?' : '어머니는 아직 살아계시죠?'라는 제주 방언
꿈
― 지렁이, 묏바람, 그리고 나
하늘로
솟아오른
날개 달린
지렁이.
빈 하늘
제 세상
이리저리
누벼대다
시큼한
묏바람에 쓸려
떨어진다.
부셔진다.
섬 동백
섬 동백이 쓰리도록 붉은 이유는
무자년 바람이 건천(乾川)에 흐름이라.
태왁을 어깨에 인 늙은 해녀.
고향으로 고향으로 몸을 뻗어보지만
긴 세월 지켜 선 한라의 삼백(三百)아들은
끝내 굽은 허리를 놓아주지 않고…….
진 바다 향해 터트린 눈물 같은 꽃잎.
건천(乾川)에 달리는 테우는 구슬프게 만선(滿船)이라.
*무자년 : 제주 4.3사건이 일어난 해.
*태왁 : 해녀가 바다 작업을 할 때 몸을 의지하는 용기.
*삼백(三百)아들 : 300여 개의 오름.
*테우 : 제주 방언으로 통나무로 엮어 만든 원시적인 고깃배의 형태.
김동환
오정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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