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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신작시/문정희 꼬리 외 1편/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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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희
댓글 0건 조회 3,454회 작성일 02-11-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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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문정희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집<남자를 위하여><오라, 거짓 사랑아>외 시선집 <어린 사랑에게>등 다수


꼬리


비밀이지만 나의 엉덩이에 꼬리가 하나 생겼네
이렇게 고백하면 사람들은
당신도 이젠 기교가 제법 늘었다고 말하겠지만
엉덩이를 직접 보여드릴 수도 없고
안 보이는 것은 그냥 믿어주는 게 상책이지
결국 날개는 안 생기고 꼬리가 생겼네
나는 이 꼬리가 싫지 않네
은근히 한번씩 건드려 보기도 하지
날개는 위험하지만  
꼬리는 잘 흔들면 출세도 한다지 않는가
꼬리라는 말이 우선 맘에 드네
꼬리꼬리 하고 입술을 자꾸 오무렸다 펴보면  
매우 인간적인 쿠쿠한 냄새에다
꼴찌나 밑바닥이 주는 안도감 마저 있어  
허세 버리고 본질에 닿은 듯
패잔병의 흉터 같은
아니 여우같은 귀여운 꼬리
사랑하는 이 앞에서 슬쩍 흔들면  
이 꼬리 붙잡으며 제발 떠나지 말라고 애원해줄까
오, 비너스에게도 없는 꼬리
나에게 생겼네
이제 이 꼬리 흔들어 무엇을 불러들일까



나무의 나라  
                              

이 숲의 이름은 쌍수수이
"걱정이 없는 곳"이라네
이방인인 내가 들어도 좋은 이름  
만나는 나무마다 육친 같아
두 팔로 힘껏 끌어안았네
나무의 나라에 와서  
나무에 이마를 대고 조금 울었네
사랑을 꺾으려다 가시에 긁힌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살고있는
두고 온 도시가 그리웠네  
나무는 결국 사람 편이라
사람의 마지막 집이 되기도 하지  
부드럽고 따스한 흙과
태풍이 없는
이 숲의 이름은 쌍수수이
"걱정이 없는 곳"이라네
나무에 이마를 대고 조금 울었네
너무 고요해 목이 매었네

*쌍수수이; 베르린 근교의 궁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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