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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신작시/권혁웅/'먼 곳의 불빛'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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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혁웅
댓글 0건 조회 4,352회 작성일 02-11-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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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권혁웅
1967년 충주 출생
1997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 {황금나무 아래서}



먼 곳의 불빛
―신발에 담겨 있는 것 4


미루나무가 어두워진다
흉곽에 걸린 사람은 무겁다, 病者가 뱉은 
검은 침처럼
도로에는 껌 자국들이 널렸다
너는 이곳저곳을 다녔구나, 結石을 품은 듯 
옆구리를 손바닥으로 감싸안으며
내 늑골을 디디고 오르는 사람을 
나는 본다
먼 곳에서 허파꽈리처럼 켜드는 불빛들, 
흉곽에 걸린 사람이, 어렵게
숨을 쉰다 그래서 바람이 불었구나
너는 한 번 타오르고 싶었고
미루나무처럼 잎잎이 불꽃을 뱉고 싶었고
재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검은 침을 뱉었구나, 結石을 품은 듯
그랬을 것이다 미루나무는 어두워지고
아마 그랬을 것이다






바람이 불면 새들은 날아간다


 바람이 불면 새들은 날아간다 바람이 칼날처럼 대지를 썰어 가면 새들은 절편처럼 흩어진다 날개는 바람 속 부레와 같은 것이어서 바람을 딛고서 새들은 열심히 허공을 오른다 계단에는 난간이 있다 그건 칸막이 같은 것이다 한꺼번에 고조될 수는 없으므로 두 다리를 혹은 두 날개를 재게 놀려야 한다 새들이 하늘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턱에 아니 부리에 가득 차 오를 때, 새들은 어디에 기대는가 저 높은 곳의 일을 다 전하지 못해 유감이지만 이제는 새들을 풀어줄 때가 되었다 902호일 수도 1002호일 수도 있으리라 거기서 우리 두 다리는 바로 선다 새들도 어디선가 날개를 펴리라 바람이 불지 않아도 새들은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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