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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신작시/문혜진/달이 멀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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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혜진
댓글 0건 조회 3,671회 작성일 02-06-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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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문혜진
1976년 경북 김천 출생. 1998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데뷔.

달이 멀다 외 1편


이제 그만 나를 방목하세요
나는 미루나무 둥치에 허리를 대고
그만 스르르 주저앉을 거예요
잔가지가 등에 박히고
풀독이 올라
붉은 반점이 불거져도
무섭지 않아요

당신과 푸른 물이 들도록 앉아 있던
저 강둑의 미루나무,
미루나무 잔가지가 내 몸을 쓸고
밤벌레가 자꾸 내 눈을 툭툭 치고 달아나요
아프지 않아요
아침 저녁으로 염소가 건너온 저 다리 아랜
천년 전에 죽은
검은 염소의 시체가 있고
우리는 죽은 염소를 타고
천년 전부터 이 밤을 함께 걸어 왔죠

나는 이제 저 달빛의 문으로
거북이를 타고 떠납니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우리는 너무 젊고
그대 팔은
어디로나 뻗어
내 잠결마다 들쑤신다

밤은 한번도 본적 없는 우리의 아가
이렇게 둥글고 따스한 어둠이 있나
그대가 팔을 감아오면
꼿꼿하고 느슨한 잠이
쉴 새 없이 고단했던 눈동자에
가만히 입맞추고
우리의 방은
어둡고 따스한 밤구름 냄새 가득하다

그대, 모로 누워
담요를 부여잡고 운다
울지마
나쁜 새끼
울지마
가여운 아가

나는 밤새 청개구리의 분비물을 괴어
눈을 붙였다

*<코나>의 노래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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