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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신작시/ 상희구/포인세치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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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상희구
대구에서 출생하여 1987년 {문학정신}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발해기행}(1989), {요하의 달}(1996). 공간시낭독회 상임시인. <응시>, <시천지> 동인.
포인세치아
찬 눈 속에서
더 붉은 몇 치의 혓바닥
天上의 얼음장 구름 속에서
지상으로 내리꽂는
겨울 번갯불 같은 것
아, 도처에 골목들이 없어진다!
드디어 新林洞의 난곡이 헐린다
도심지 재개발 서슬에 도처에 골목들이
사라진다
시흥 달동네의 골목길이, 난곡, 하월곡동
밤나무골의 골목길이, 서대문 산꼭대기
현저동 골목길이,
별이 환히 뵈는
칠복이네의 똥뚜깐이 없어지고
연탄까스 새는 만수네
공부방이 없어지고
희망리발소가 없어지고
짜장면집 신성루가 없어졌네
다세대주택, 대단위 아파트단지 서슬에
시골, 서울 할 것 없이 골목들이 없어지네
골목길에 숱하게 나돌던
도깨비 귀신들이 없어지고
전설들이 없어지고
신화들이 없어지고
이야기들이 없어지네
아, 도처에 골복들이 없어지네
순자네 머리방이 없어지고
신통도사, 애기동자 점바치집이 없어지고
형제복덕방이 없어졌네
아, 여기저기 골목들이, 골목들이 없어졌네
금호동 고갯마루의 골목들이
하왕십리 행당동, 사근동의 골목들이
북아현동, 굴레방다리의 골목들이
아, 응암동 새길 앞, 잠실 새마을시장 뒤의
골목들이 앞골목 뒷골목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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