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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신작시/강우식/연상-재생-李箱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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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우식
댓글 0건 조회 3,442회 작성일 02-06-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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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강우식
강원도 주문진 출생. 196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어머니의 물감상자』등 다수. 제34회 월탄문학상 수상.

연상-재생-李箱調


롯데, 신세계는 백화점의 이름만이 아니라 롯데라는 말에서 괴테를, 신세계에서 드볼작을 떠올릴 때가 있다. 어쩌다 찾아간 그곳에는 유행에 미친 여자들만이 가득하고 서정이 없다 하늘에는, 무엇을 해도 죄가 안 되는 원효의 도끼 자죽조차 없는 하늘에는 z伯號도 없다. 아래,위층의 개념도 없이 문은 자유롭게 열렸다 닫치고 에스컬레이터한 정조, 무절제한 여자의 10여층은 문 없이도 상층하층한다.
내 여제자 한 명은 이제 석사학위, 박사학위보다도 더 무거운 학위를 따기 위해 무서운 여자가 되었다. 어느 날 새벽 갑자기 부모가 교통사고로 죽어 자유로운 고아가 되었기 때문이다.나는 세상에 태여나서 처음으로 슬픔을 알아 장인, 장모가 아닌 아내 몰래 수수년간 같이 살아온(나 죽일 놈)애인의 어머니에게 죽은 어머니에게 가지는 못하고(나 비겁한 놈)혼자 방 안에서 두건을 만들어 쓰고 미친 김시습처럼 울고 또 울었다. 강우식은 강우식처럼 거리의 간판처럼 울고 있었다. 하늘에는 어느새 반달이 나와 쪽박에 울음을 퍼담고 있었다.





말뚝을 박는 것은 꿈이다


어머니의 살갗같이 포근한 땅에 말뚝을 박는다. 시인 김관식이가 하루는 자하문 밖 어느 산 위에 올라 말뚝을 박고 내 땅이라고 큰 소리치며 살았다는 신화 같은 일은 꿈도 못 꾸지만, 꿈을 꾸면서 말뚝을 박는다. 말뚝을 박는 일은 행복하다. 텍사스의 광활한 평원에 마음껏 말뚝을 박는 서부개척시대의 카우보이처럼 멋지고 행복하다. 아니다. 여자의 땅에 사시장철 지지 않는 무궁화를 심는 것처럼 아니 그 여자의 땅에 심은 무궁화가 펑펑펑 그토록 기다리던 석유로 터져서 마침내는 번지는 불꽃이 되는
것처럼....하지만 내가 말뚝을 박는 것은 꿈이다. 어디에고 말뚝박고 한 곳에 머물지 못하는 꿈이다. 슬하의 아이들은 내 20대 청춘을 지나 나의 30대 정력을 다 가져가 버렸고, 아내는 외롭게도 무임승차의 저승행 지하철을 타고 먼저 가버렸다. 매일 말뚝을 박는 꿈을 꾸고 그 꿈에서 눈을 뜨고 나면 나는 어느 새 말뚝 대신 작은 쇠못 하나를 들고 슬프게도 벽의 어디엔가 가을이 터엉 텅 울리도록 못질을 할가 서성이고 있다. 아니 못 하나를 들고 가을을 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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