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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시사쟁점/한국의 방송 뉴스/김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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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쟁점
김광옥(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국의 방송 뉴스
-세계의 눈과 제작형식 개발을
뉴스는 방송의 여러 장르 가운데 한 방송이 전체적으로 공정한가 혹은 신뢰를 받느냐 하는 바로미터가 되는 대표적 장르다. 뉴스는 한 방송의 얼굴이기도 하고 뉴스가 공정하지 못하면 방송 전체가 공정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받게도 된다. 그래서 뉴스가 뒷받침 되지 않은 채 한 방송국의 이미지나 인기도를 측정하기는 어려워진다. 비록 드라마 등 한 두 가지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어 그 방송의 인기도가 올라갈지 모르나 방송사 전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보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세계의 뉴스
세계의 뉴스는 2차 대전을 겪으며 세계의 4대 통신 즉 미국의 AP, UPI, 영국의 Reuter ,프랑스의 AFP에 의해 지배되었다. 피지에서 일어난 뉴스는 그 옆 섬에서 먼저 아는 것이 아니라 일단 프랑스로 뉴스가 먼저 가서 다시 그 옆 섬으로 되돌아와야 알게 되는 것이다. 즉 '중심과 주변'의 규칙에 따라 군소 국가들은 중심국가의 뉴스 원을 통해 세계의 뉴스를 공급받고 또 자기의 뉴스를 송출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늘 선진국의 좋은 뉴스를 받고 후진국의 뉴스는 전쟁과 쿠데타, 홍수와 대형사고와 같은 나쁜 뉴스가 주로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
1960년대가 TV저널리즘의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던 시대였다면 70년대는 기술적으로 발전이 이루어진 시대였다. 미국으 3대 네트워크가 30분짜리 저녁 뉴스를 제작 방송하기위해 50여명의 기자와 스탭을 동원하여 한 주일에 수십만 달러를 뉴스제작에 투입했다. 그러면서 지방 방송사에서는 뉴스 시청률을 위해 쇼비지니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80년대에 접어들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 6월에 전용채널의 뉴스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전국규모의 뉴스 및 정보전문방송인 CNN(Cable News Network)이 당시 270만 가구를 대상으로 24시간 뉴스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CNN은 1991년 1월 걸프전 생중계로 세계적인 매체로 등장했고 작년년 9.11테러 사건때도 그 힘을 발휘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뉴스는 80년대 후반 그 인기가 시들어지기 시작하여 CBS
Evening News는 7시 뉴스가 30분 당겨지고 그 시간에는 게임 쇼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다. 뉴스의 흐름은 오늘날에는 1990년대 들어 세계의 위성방송으로 대치되어 가고 있다. CNN을 비롯하여 BBC, CNBC, 스타TV, NHK 등이 우리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날에는 최근 미국에서 머독이 운영하는 Fox 텔레비전의 뉴스가 CNN의 뉴스를 앞질렀다는 보도가 있었다. 뉴스에 대한 전달방식과 시청자의 기호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세계 뉴스의 흐름은 유태인 자본에 의하여 움직이는 미국의 뉴스망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세계화 촉진과 자국의 이익 우선 뉴스에 무기업자를 포함한 거대기업들에 대한 지원과 강한 국가 만들기의 뉴스를 주 아이템으로 발신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 이외의 세계 뉴스원들은 약간의 차이는 있다. CNN은 일어난 사건은 물론 일어날 사건도 뉴스가 된다. 가다피며 카스트로며 김정일도 원하면 CNN을 통해 인터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국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뉴스거리가 되면 방송이 된다. 미국이라는 패권 국가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의 폭이라 하겠다. 미국은 그만한 발언을 소화할 수 있다고 여긴다. BBC는 객관적 혹은 공정한 뉴스로 평판을 얻고 있다. 세계의 뉴스를 가능한 한 사실 중심에서 객관적으로 보려 하고 있다. 그래서 두 뉴스사를 하나는 끝난 뉴스이야기 finished news stories라 하고 하나는 원천뉴스자료 raw news footage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의 뉴스
우리의 뉴스 수준은 어떠한가. 군사정권 때에 비하면 언론자유의 폭이 신장되었으나 이제는 시민들도 더 높은 수준에서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므로 늘 상대적으로 언론에 대한 불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회적 욕구에서 우리는 오늘의 방송을 돌아볼 일이다.
우라날의 텔레비전은 1980년 칼라방송이후 방송광고공사도 생겨나고 방송에 대한 발전의 기틀이 자리잡혔다. 뉴스에서의 변화는 1980년 이후 뉴스 프로그램의 대형화와 심층보도물의 등장이 있었다. 보도의 기동성과 현장성이 이때부터 강조되었고 심야방송의 활성화와 생활경제 정보 프로그램이 확대되어 갔다. 그리고 1987년 이후 '방송민주화 추진위원회'가 결성되며 방송 민주화를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 되었다. 이로 인해 '언론기본법'이 폐지되고 새로운 방송법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어 88년 이후는 방송 공정성에 대한 방송사내 노조들의 저항운동도 활발하여 방송공정보도에 대한 수준을 높여 가는데 기여했다. 이후 방송에서는 '심야토론' '대통령선거를 위한 토론회'등이 정치와 사회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갔다.
우리 나라에서도 작게는 정치적 향배에 따라 방송사는 뉴스의 방향과 아이템 선정에 영향을 받는다. 개고기의 합법화의 방안을 제기한 김홍신 의원의 입법화 안도 프랑스의 브리짓드 바르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아가 세계의 소고기 수출업자들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여 개고기를 금지시키고 그만한 양을 소고기로 대체시키려는 음모가 있다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으니 어떤 뉴스가 뉴스가 되느냐 안되느냐는 직간접으로 여러 요인과 그리고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고 하겠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다미안 석불을 파괴하는 영상이 세계에 끼친 영향은 얼마나 클까. 인간을 압제하는 것은 뉴스영상으로 보이지 않았고 보였어도 그 영향이 작았을지 모르나 다미안 석불을 파괴하는 영상은 바로 탈레반정권은 문화를 파괴하는 정권이라는 무지막지한 정권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뉴스란 영상화되는 정도에 따라 영향력이 커진다 하겠다. 따라서 거꾸로 모든 뉴스들이 영상화하는 뉴스 아이템을 고르고 있다는 역설적인 논리가 가능하다. 즉 인플레나 도덕적 해이를 취재하기보다는 사치품의 소비, 싸우는 국회, 붐비는 거리를 보여주기를 좋아하게 된다.
지금의 방송은 정치적으로 독립적이라기보다 정권의 눈치를 보는 점이 있다. 우선 방송사 사장의 선임에서부터 구조적으로 정권에 유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의 사장을 추천하는 방송위원회 9인의 선임에서 야당이나 사회의 몫은 1~2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몇가지 이유로 지금의 방송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점이 있다. 뉴스는 raw news footage가 아닌 finished news stories가 되어 대안 없는 표피적 게시판소식을 보여주며 사건의 심층보다는 사건의 나열에 그친다. 설날 교통정보도 몇 시간, 정체구간 몇 킬로 등의 정보대신 헬리콥터가 떠서(밤 비행은 보기에 불안하다) 자동차 불빛 쇼를 보여준다. 아침토크 프로그램은 주부들을 불러다 시시콜콜한 개인사를 들추어 눈물을 자아낸다.
최근 한국방송진흥원에서 한국의 텔레비전 뉴스의 가치를 분석한 일이 있다.(한국방송진흥원, 지상파 3사 저녁종합뉴스 분석, 2001.10, 2001년 7월 1일부터 8월 18일까지의 요일별 7일분 3사 뉴스 21개 방영분)
결론을 중심으로 요약해 보면 첫째는 뉴스의 가치가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체 811건 가운데 시의성은 무려 47.1%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가치들은 모두 10% 미만에 머물고 있다. 이로 보면 냄비식 보도가 바로 이러한 시의성을 추급하는 일로 벌어지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가령 박세리의 골프 몇타차 접근 뉴스와 새만금 공사의 뉴스에서 골프 소식 전달에 더 열성이다. 이렇듯 영향성, 부정성 유용성 등의 상대적 가치가 빈약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시의성/근접성/영향성(유형1)이 영상적 볼거리(유형4)나 유용성/신기성(유형5)과 결합되는 방식을 말한다.
둘째 방송사별 가치의 편차를 보면 KBS1은 시의성 다음으로 근접성과 영향성을 중요한 뉴스가치로 삼고 있으며 MBC는 시의성, 저명성, 인간적 흥미를 SBS는 근접성과 인간적 흥미를 중요한 뉴스가치로 보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뉴스 가치에 대한 분석에서 시의성과 유용성, 또는 근접성과 갈등성 등 2~3개의 뉴스 가치가 적절히 결합되어 유의미한 맥락과 충실한 형식적 구성을 통해 제시되어야 바람직할 것이다.
셋째 보도방식과 보도의 편차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부도가 앵커링과 리포팅의 반복적 결합과 필요한 경우 현장발언 자료 또는 인터뷰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대안제시가 뉴스보도의 차원에서 쉽지 않은 일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노력이 엿보인 사례는 전체 911건 가운데 22건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보도의 한 경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결론적으로 세계화를 표방하는 방송사들임에도 상대적으로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국내 뉴스(시의성과 근접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을 바꾸어야 할 것이고 둘째 제한된 취재원에 의존함으로써 나타나는 내용적 유사성이나 획일성을 극복해야 하고 셋째 현장감을 살리는 영상자료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교통사고의 피흐르는 장면, 환자의 인터뷰, 검찰 출두자)을 완화하고 넷째 뉴스 주제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보도내용을 파편화하거나 논리적 비약을 남발하는 리포팅을 질적으로 개선하는 일 다섯째 보다 심층적인 해석 논리와 시각이 가미된 앵커링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일들로 요약했다.
우리 뉴스의 수준은 우리 텔레비전의 오락프로그램처럼 인기에 영합하고 그 때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집착해 그림을 보여주는 것으로 일차 만족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회의 바른 길을 제시하는 뉴스를 발굴하고 심층 보도를 하는 일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당장 해외뉴스가 시청자로부터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점 하나로 다른 나라보다 적게 방송하는 일은 국제화시대 정신에 걸맞지 않다. 당장 영국의 BBC의 아침 뉴스가 홍콩의 증권뉴스를 비롯한 경제뉴스로 시작하는 것만 보아도 우리와 차이가 난다.
뉴스 제작의 형식개발
뉴스에 대하여 논할 때 내용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여기서는 뉴스 진행에 따른 진행과 주제를 다루도록 한다. 잠간씩 영국에 가서 뉴스를 보고 BBC도 방문해 본 일이 있지만 국내에서의 모니터를 근거로 뉴스 진행형식에 대해 다른 나라 뉴스와 비교해 보자. 요즘 방송은 세계가 하나가 되어 외국의 뉴스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을 실감하고 있다. 아프간 사태며 탄저균, 광우병, 마약, 종교, 문화 충돌, 환경오염 등이 마치 국내의 문제와 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방송의 공정성이나 뉴스의 가치에 대하여는 유보하기로 하고 뉴스 내용과 화면 구성에 대하여 알아보자.
먼저 뉴스란 무엇을 다루는 것인가? 뉴스에 있어서 BBC를 보면 한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는 사건이 아니면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 정치인이 모인다고 뉴스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책결의가 있어야 뉴스가 된다 하겠다.
뉴스의 요건은 시의성, 근접성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정책을 통한 사회변화성이라 할 것이다. 즉 사회 변화요인에 작용을 하지 않으면 뉴스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한 정당의 보스들의 이합집산은 그 결말이 나기 전까지는 집안 일로 뉴스거리가 될 수 없다. 어떤 공사를 하는데 이리저리 설계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뉴스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정작 설계가 공표될 시 그것은 뉴스가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물들의 이합집산을 매일 몰래 카메라로 쫓아가며 찍어서 내보내는 것이 결코 뉴스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뉴스라기보다 화제를 찾아 인물을 내세우는 '연예가 중계'식의 '화제인물 중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런던에 관한 뉴스는 전국뉴스가 끝난 25분경 시작되지만 본 뉴스 속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 나라의 서울 뉴스가 전국뉴스가 되는 일이 종종 있는 것과는 다르다. 가끔 우리에게는 공지사항이 뉴스가 되는 수가 있다. 어디에 무슨 공사며 토지세 납부일이며 부가세 신고, 연말정산 등 일반 생활업무가 뉴스가 되는 일은 아직 우리 나라가 생활안내는 곧 정보이고 뉴스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계도기의 국가라는 반증일 것이다. 우리 나라 사회수준에서 나온 기준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
셋째 전달의 방법인데 우리는 밤 뉴스에 경제문제 등은 관련 기자가 나와 앵커와 같이 해설하는 입장인데 BBC의 경우 현장리포트 식이 많았다. 이전에 해설식 뉴스가 있었다고 아는데 아마 짧은 뉴스시간과 세계 뉴스를 겨냥해 제작하는 방법의 소산이라고 여겨진다. 뉴스가 전달이 위주인지 해설 혹은 심층보도가 특성인지는 각 방송사가 정할 방향일 것이다.
넷째 우리 나라의 앵커는 아직 전달이 '말하기'가 아니라 '낭독조' 혹은 '소리치기' 수준이다. BBC는 앵커의 톤도 낮추어져 있고 고발하는 형식이 아니라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리포트 하는 기자의 소리도 고르지 못하다. 리포터의 경우 우리 뉴스에서는 직접 리포트는 말하기 식으로 하고 나머지 멘트는 낭독조로 하여 한 뉴스 안에서 톤이 튀는 일이 있다.BBC의 경우는 직접리포트나 스튜디오 녹음시에 소리가 튀는 일이 우리의 뉴스보다는 덜했다.
다섯째 뉴스프로그램도 영상미를 추구하는 클립이 없는가 하는 아쉬움이다. 2~30개 클립 가운데 드라마식 영상을 취하는 주제가 있을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다. 외국 뉴스의 경우 뉴스 내용에 따라 빠른 컷과 느린 컷의 강약 조절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드라마 방식을 추구하는 클립이 한 두개씩 끼어 있다. 뉴스영상도 영상미를 고려하여 제작할 때가 된 것이다.
여섯째 한 나라가 고유한 색조를 가지고 있듯이 각사는 자기 로고색을 가질 수도 있다. BBC는 자막을 이용할 때 진분홍 색조를 바탕으로 흰 글씨를 낸다던가 인터뷰를 할 때 회사간판 로고 앞에서 하여 간접적으로 인터뷰인사의 소속을 보여준다던가 하는 고려를 하고 있다. 작은 부분이지만 자기 나름의 뉴스제작 규칙을 지켜가고 있다.
일곱째 BBC에 비해볼 때 우리 나라 뉴스는 소재에서 국제적 뉴스와 경제 뉴스가 적고, 서울 뉴스 중심이고 너무 짧게 여러 소재를 나열하는 습관이 있다.
BBC의 뉴스가 세계 뉴스의 모델은 아니지만 자기 나라와 세계뉴스사로서의 나름대로의 뉴스 제작매뉴얼을 가지고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 둘 점이라 하겠다.
뉴스 화면의 변화
우리 나라 뉴스는 조급하다는 듯 화면의 컷수가 너무 자주 바뀐다. 지난 며칠간의 뉴스를 모니터해 보면 아프간 사태 뉴스를 비롯한 전쟁뉴스, 미사일, 탄저균 등 무거운 뉴스는 평균 3~5초 정도로 빠른 컷을 보인다. 같은 외국 뉴스라도 일본 NHK의 광우병 뉴스는 8~9초 정도로 여유가 있다.
결국 컷 수는 내용과 관계 있고 국내와 외국 뉴스에서 차이가 있는데 국내뉴스가 평균 3~5초 수준이라면 외국뉴스는 4~7초 수준으로 다양성이 있다. 부산 영화제를 소개하는 한 국내 뉴스가 90초 진행에 근 26컷 내외로 3초마다 화면을 바꾼 것은 영화라는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너무 빠른 진행이었다.
또한 우리 나라 뉴스는 인터뷰나 보조설명(어깨 창 그림), 이중화면 배치 등에서는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으나 아직 그래픽 등 뉴스에서 영상으로 잘 나타낼 수 없는 인플레, 도덕, 친절, 사상 등을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해야 할지 연구해 볼 과제일 것이다.
뉴스가 연성화하여 쇼처럼 되어간다는 우려가 있다. 뉴스가 쇼가 될 수는 없으나 보는데 부드러움과 강함, 빠름과 느림이 잘 섞이면 뉴스를 보는 사람에게 정보가 더 효과적으로 전달 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컷만을 부지런히 바꾸어 보여준다고 해서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 국회 상임위 토의 같은 데서는 한 아이템 안에 수십명의 인물이 거쳐가니 주제는 사라지고 국회의원 얼굴홍보 프로그램 같이 보인다. 그날 토의에서 핵심이 되는 발언을 한 의원 한 두명의 발언을 클로즈업 하는 것으로 족하지 않겠는가.
최근 우리 나라 뉴스 형식에서 변화한 한 두 가지 요소는 우선 전체 배경화면 구성에서 중간 톤으로 부드럽게 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스튜디오 안((MBC))이나 도시를 배경 (KBS)으로 하고 있지만 군더더기 선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정작 보조화면을 보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뉴스 진행에서 참고도표 등이 같이 제시되거나 이중화면의 합성 등이 자연스레 혼합되어져 뉴스를 보는데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그러나 아직 화면 구성에서 한 사람을 조금 오래 비추어 필요한 말을 끄집어 낸다던가 한 사람이나 물건을 카메라가 쫓아간다던가(follow up) 오래 비추며(long take), 팬(pan) 혹은 느릿한 줌인 줌아웃 등의 기법이 곁드려진 화면이 적은 것은 아쉽다. 그리고 기자와 앵커의 전달방식도 조금은 더 부드러워질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앵커의 소리치는 형식도 일상 대화 수준으로 바뀔 시기가 되지 않았을까. 거기에 각사는 고유의 색조와 뉴스 형식을 가지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 나라의 뉴스화면이 단조롭고 어둡고 빠르게 바뀌는 것은 그만큼 뉴스의 내용이 부정적이고 어두운 것이 많아서인지 모른다. 그러나 사회는 변하고 있다. 거꾸로 뉴스화면이 밝고 느리고 다양하면 뉴스가 사회를 바꾸어 가는데 보탬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다채널 시대에 방송사는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뉴스를 내보이고 한 회사 안에서도 시간에 따라 다른 스타일의 뉴스를 내보내기를 기대해 본다. 그 근간에 공정성이 기본이 되어야 하겠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세계경제 혹은 문화뉴스가 전문적으로 등장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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