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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호/여성대표시/돌 속의 넓은 풀밭 외 1편/이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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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향지
댓글 0건 조회 3,247회 작성일 02-06-14 17:03

본문

여성대표시
이향지
자선 대표시
돌 속의 넓은 풀밭  


나는 어머니를 찢고 들어왔지요
어머니 피로 첫 옷을 입었고
어머니 비명으로 첫 귀를 열었고
어머니 손가락으로 첫 눈을 떴고
어머니 숟가락으로 첫 밥을 먹었지요
내 피가 내 아이의 첫 옷이 될 때까지
그 안에서 무럭무럭 자랐지요
누군가를 찢지 않고는 미궁 벗어날 수 없나니
나는 내 아이가 때맞춰 나를 찢게
긴 끈을 풀밭 입구까지 이어두었지요  
내가 찢고 미궁 벗어날 때 어머니 물
모두 나를 따라와 내 딸에게로 갔지요
어머닌 나로 인해 질긴 돌이 되었으나
나와 내 딸이 붙잡고 빠져나온 긴 끈
질기게도 아직 그 풀밭 어귀에 이어져 있지요
질긴 어머니 잘 찢기지 않지만
반 쪽 거울 들고 오는 발가숭이에겐, 이처럼  
쉽게 돌이 되어 넓은 풀밭 이어가지요





신작시

  

너의 길고 푸른 혀
좁고 어두운 굴속으로 들어와
부술 듯이 핥다가
비가 그치면
밖으로 나가 젖은 몸을 말린다
네가 어디를 다녀오는지
냄새만으로도 나는 알지
팬티를 뒤집어 입고 돌아오는 남자처럼
다른 쪽을 보면서 어눌한 몸짓
난 알지, 네가 무얼 먹고 어떤 꼬챙이로
독니 틈에 낀 고기조각을 쑤셨는지도
그러나 난, 입구에
백반이나 담배가루를 뿌리지는 않아
너처럼 차갑고 징그러운 것을
나 아니면 누가 늘어지게
자면서 살게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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