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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신작시/이향지/불가능한 꿈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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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향지
불가능한 꿈 외 1편
나는 납이 아니라 납 실은 수레가 아니라 늙은 마부가 아니라 다리 저는 말이 아니라 휘두르는 대로 후려치는 가죽 회초리가 아니라 그 모두를 싣고 가는 수레바퀴
나는 그 무거운 것만이 아니라 그 끙끙거리는 것만이 아니라 그 쓸쓸하고 고달픈 것만이 아니라 그 호령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무턱대고 순종하거나 삐거덕거리는 것만이 아니라 그 모두를 한 몸에 실은 수레바퀴
이 딱딱한 아스팔트 위에서 이 답답한 빌딩 그늘에서 이 텁텁한 공기 속에서 앞만 보고 질주하는 네 바퀴들 틈에서 백 년 전의 오십 년 전의 흙 길을 달리는 두 바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헛간 구석에서 한 바퀴는 이쪽에 한 바퀴는 저쪽에 퉁그러져서 누워 꾸는 허구 헌 날의 꿈
도란도란 흙 길을 달리는 바퀴 한 쌍의 꿈
나는 내가 무섭다
―시인
죽은 것 먹고 푸른 트림한다
나는 내가 무섭다
추천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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