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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신작시/하두자/독백 1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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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하두자
독백 1 외 1편
어디엔가 있을 나를 찾으며 살아 왔었지 내가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나만을 생각할수록 내 아닌 나는 나를 벗어나
멀리 달아나기 시작했지. 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나는 그네처럼 흔들리기 시작했었지. 발을 구르면 앞으로
나아갔다 이내 뒤로 밀려났다. 발을 구르면 제자리였지.
중심을 잡는 일은 바로 내가 사는 일이었지
아무도 눈치채지도 못하는 사이에 나는 내 아닌 나에 이끌려
먼 길을 돌아가고 있었지 이제는 내가 보이지 않았지
내가 아닌 내 안에서 나를 찾는 일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 안에 내가 와 있었지
나를 찾는 일은 내 아닌 나를 지키는 일이었지
내 아닌 나도 내 모습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지 돌아다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지. 내 안의 웃음소리까지 온전히 들을 수 있는
내가 되었지
독백 2
내가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나를 찾아 나는 길을 떠나고 잇다
길 떠나는 나를 불러 놓고 하늘을 향해
네가 누구냐고 물어 본다
아무런 대답이 없다
메아리도 없다
하늘에는 메아리가 살지 않는다고
지나가는 사람이 넌즈시 알으켜주며
땅이나 두드려 보라 한다
지금까지 밟고만 다닌 땅을 이제사
두드려 열어 보라 한다
땅속에도 사람이 살고 있는 걸까
나무들의 뿌리들이 사람의 생각으로 살고 있는 걸까
불현듯 내 생각의 뿌리 끝에 매달려 사는 내가 보인다
거울을 볼적마다 나는 내가 사는 생각의 뿌리를 본다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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