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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신작시/김향/달, 호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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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 향
댓글 0건 조회 5,771회 작성일 02-06-14 10:18

본문

신작시 
김향 
달, 호도 외 1편 
  

톡톡톡톡 
두개골을 두드려 열고 조심스럽게 뇌를 꺼낸다 
쭈글쭈글하고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그걸 먹는다 
먹는 쪽도 먹히는 쪽도 하나라는 
근사한 동굴 곰의 생명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톡톡톡톡 
또 하나의 두개골을 두드린다 
열리지 않으려는 완강한 힘이 내 손가락을 밀어낸다 
열고 닫힘의 자리의 팽팽한 긴장 
마찰의 나사가 느슨해 질 때를 기다려 
더 세게 내려친다 

이윽고 한 쪽의 힘이 스르르 풀린다 
아, 골이 비었다 






성능 


7월 4일 아파트 단지 벚나무 깊은 속에서 매미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조심스럽게 12박자를 울고 20박자를 쉬었다 
다음 날은 비가 왔고 3일째는 좀더 길고 크게 울었다 
그 후 며칠 내내 동료들을 데리고 와 온종일 시끄럽게 울어대더니 
죽음이 임박한 그들의 고난주일에는 뷸철주야 울어제꼈다 
매미소리가 뚝 그치면 내 방도 뚝 고요해졌다 
나는 공연히 초조해져서 방안을 서성대며 귀를 세웠다 
처음에는 왼쪽 귀를 창 밖으로 내밀었다가 돌아서 오른쪽 귀를 내밀었다 
암컷의 가뿐 숨소리, 수컷의 발음기를 둘러싼 근육이 씰룩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왼쪽 기능이 약하시군요" 의사의 말이 떠올랐다 

蝡당신의 사진에는 분명히 사물이 찍혀 있지만, 
그것은 자신의 눈 속의 스크린과 바깥 세계의 피사체가 
이중으로 찍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 세상것이 아닌 것을 
파인더 속에 어떻게 찍기 시작했습니까? 
蝡먼저 죽는 쪽의 눈( 내 경우는 왼쪽이라 할 수 있는데) 으로 찍습니다 
일본의 사진작가 후지와라는 그렇게 말했다 먼저 죽어 가는 쪽? 
나도 왼쪽으로 열심히 생각하고 왼손으로 시 쓰면 더 잘 써질까? 
정신을 왼쪽으로 몰아가는데 오른손이 슬몃 완손을 끌어당긴다 
"쓸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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