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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신작시/김완/문門의 상대성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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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신작시/김완/문門의 상대성 외1편
문門의 상대성 외1편
김완
문은 현장으로 나가는 실천이다
문이 잠겨 있다 오직 밖에서만 열린다
안에서는 잠긴 문을 열 수가 없다
바깥에서만 열 수 있는 문은 문이 아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럴 수 있다
문의 상대성에 대하여 반성하자
상처받은 가로등 불빛 밝아지고
잠겨 있던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문은 스스로 열고 나갈 수 있어야 문이다
어떤 부고
앞산에서 까마귀가 우는 아침
한 사람의 부고가 날아든다
어제까지 잘 살고 있다고 알았는데
밤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목이 메고 황망하고 슬프구나
그는 배반하지 않는 공부보다는
배반하는 세상을 택한 사람이었다
괴물 같은 자본주의와 부조리가 없는
그가 꿈꾼 세상은 언제나 올까
날은 흐리고 종일 하늘이 운다
자유는 자기의 이유로 살다가는 것
배반한 시간들이 먹구름으로 몰려온다
*김완 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 송수권 시문학상, 남도시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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