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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신작시/권민자/자정은 죽음의 잉여이고*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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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17회 작성일 19-06-2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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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신작시/권민자/자정은 죽음의 잉여이고* 외1편


자정은 죽음의 잉여이고* 외1편


권민자



자정은 죽음의 잉여이고, 자정은 무녀처럼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므로, 자정은 끊어진 입술을 반복하고, 반복은 불안을 반복하고, 불안은 뼈대 없는 추측의 자세 같고, 추측은 몸 곳곳에 손톱자국을 예쁘게 기르고, 독사처럼 꿈틀거리는 손톱자국이고, (그와 동시에 독사는 경멸과 닮은 자신에 대해 말했는데 “할 말이 없는 얼굴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해의 방식과 같은 방식이었다) 칼을 든 경멸이구나, 그저 그런 경멸이구나, 경멸에 충실해서 조롱이구나, 조롱에 가까워서 패배했구나, 패배에 감염될수록 잉여스럽구나, 잉여스러운 자정이구나, 죽음을 알고 싶은 마음과 죽음을 알고 싶지 않은 마음이 겹치는 시간을 자정이라고 하는구나, 자정이 커브를 틀면서 ‘오늘은 늘 오늘이구나……’ 라고 혼잣말 한 것을 듣는 사람이 있구나, 그 사람은……


  * 자정이었으므로 “내팔이면도칼을든채끊어졌다.(「시제13호」)” 나는 “자세히보면무엇에몹시위협당하고있는것처럼새파(「시제13호」)”랗게 질린 내 두 개의 팔을 땅에 묻었다. 땅에 주도면밀하게 묻어둔 수많은 “잃어버린내두개의팔(「시제13호」)”, 그 위에 내 두 개의 팔을 묻는 동안 “나는 죽어도 좋았(「봉별기逢別記」)”다. 이상, 당신은 “나에게, 나의 일생에 다시없는 행운이 돌아올 수만 있다 하면 내가 자살할 수 있을 때도 있을 것이다(「십이월 십이일」)” 라고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 당신은 “여섯 달 잘 기른 수염을 하루 면도날로 다듬어 코 밑에 다만 나비만큼 남(「봉별기逢別記」)”기는 대신 그 면도날로 당신을 찔렀어야 했다.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 이 속에서 호흡을 계속(「십이월 십이일」)”하겠다는 당신의 “손에 한 자루 서슬 퍼런 칼을 쥐여(「동해童骸」)”주자 “(아하 그럼 자살을 권하는 모양이로군, 어려운데 어려워, 어려워, 어려워.)(「동해童骸」)”라고 대뇌이다가 “펜은 나의 최후의 칼(「십이월 십이일」)”이고, “종잇조각은 한 자루 칼보다도 더 냉담한 촉각(「환시기幻視記」)”이라고 하면서 “무서운 기록(「십이월 십이일」)”을 남길 시간을 달라고 했다. “무서운 기록을 다 써서 마치기 전에는 나의 그 최후에 내가 차지할 행운은 찾아와 주지 말았으면(「십이월 십이일」)” 한다고 말하면서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 것도 아(「십이월 십이일」)”닌 것을 “희망한다.(「십이월 십이일」)”고 썼다. 당신은 계속 쓰고 있고, 나는 나의 “오늘은 없(「날개」)”듯 당신의 오늘도 없어지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시, 자정이었으므로…….





엄마들



모성애가 인류와 사회에 이익이 되는 본성이라고 말하는 사회가 있었다.
우리는 그 사회에서 편찬된 사전을 복간하려는 사람에게 사전을 보냈다.
다음은 우리가 그 사람에게 보낸 사전에 밑줄 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침묵¹ : 폭력
희생 : 침묵²
침묵³ : 모성


엄마¹ : 서비스


엄마² : 양파는 눈물의 어원이고 눈물은 집의 속어이고 집은 분노의 비어이고


엄마³ : 절반을 바친 엄마는 절반을 모르는 엄마이다 즉, 이미 전체를 바친 엄마인 것이다 


엄마⁴ : 매일 밤, 복수를 하기 위해 포로를 잡아서 꼬치처럼 말뚝에 꿰어 적군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세워놓고 천천히 말려 죽인다는 슬라브인에

대해 들려주는 사람


엄마ⁿ : 페이지에 오류가 있습니다





*권민자 201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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