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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신작시/이제아/빛의 환절기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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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88회 작성일 19-06-2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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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신작시/이제아/빛의 환절기 외1편


빛의 환절기 외1편


이제아



빛을 모으다가 다시 걸었다
빛이 온 길을 따라가는 것은
한밤의 이야기를 듣는 일
어쩌면 접고 접어둔 시간의


한밤을 지새어본 사람은 안다
흠뻑 머금기 위한 기다림이
어두운 갈증의 끝임을
젖기 위해 사랑해본 것처럼


흩어진 빛이 밤새 떠돌다
모이는 시간에 서있었다 우린
너는 빛을 기다린 나는 빛을 주는
밤을 지나야만 알 수 있는 날씨처럼
흠뻑과 찰나의 사이에서
우리의 역할이 지어졌다


오늘의 빛과 어제의 빛을 모아
내일의 빛이 된다던 이야기가 있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몇걸음을 걷고 물러나 너를 옮기는 것뿐


그래 이것은 빛의 이야기
짧은 빛의 아름다웠던 환절기
지나간다 지나간다 결국 한때가


오늘은 비가 내렸어
잎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림자를 잊는 일
그렇게 다시 빛 속에 우릴 지우는 일


봄이 올 때까지 다시 걷는다
빛을 모으려고





커튼의 속도



지나간다는 말이 지날 때
지나지 않는 것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 말들 사이로 이야기들이 필 때,


지나가는 것에게 어떤 제목을 주어야 할까


지나는 것을 봤다는 사람의 기차가
지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사람을 태우고 간다


그사람이 결국 지나지 못해 내릴 때
기차는 다시 지나갔다


지나갈 사람들이 다음 역에서 탈 때


지나가기 위해 오는 것에게 어떤 제목을 주어야 할까


우리를 우리로써 이해하기에는
지나가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


지나는 것을 봤다던 손가락 사이는
어쩌면 뜨거운 심장을 갖다댄 자리


지나간다는 말이 지나는 길에
지나지 않을 것들에 대한 위로가 있다


이제, 너를 너로써





*이제야 2012년 《애지》로 등단. 저서 『조각의 유통기한』, 『그런 사람』, 『그곳과 사귀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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